"브라질을 다시 위대하게!" 독립기념일 앞두고 전국에서 몰려오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경향신문]
“브라질을 다시 위대하게”
브라질 독립기념일인 7일(현지시간) 대규모 친정부 시위를 열기 위해 전국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브라질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수도 브라질리아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로 몰려들고 있다.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치적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지자들에게 결집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지자들의 시위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올해 독립기념일은 브라질이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지 199년이 되는 날이다.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의 만테나에서 1100㎞를 달려 브라질리아로 온 올란디노 멘데스 발렌팀(54)은 6일 ‘브라질을 다시 위대하게’ 티셔츠를 입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도와 부패한 사람들을 끌어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우리는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부패·비리 의혹, 헌법 무시 등으로 ‘남미의 트럼프’로 통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곤두박질쳤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절반 수준이다. 조브라질 사회정치경제연구소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63%)는 긍정 평가(29%)의 2배를 웃돌았다.
궁지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극우 포퓰리즘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 그는 “좌파가 재집권하면 경제·사회 전반에 좌파 이데올로기를 주입할 것”이라면서 핵심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과 농촌지역 주민들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운동에 사용한 문구에서 미국을 브라질로 바꿔 고스란히 사용한다. ‘브라질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가 대표적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6일에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법을 버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헌법을 무시하고 폭력사태까지 부추겼다. 그를 지지하는 극단주의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이 부패한 재판관에 맞서라고 했다”면서 대법원을 공격해야한다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대비해 쿠데타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의 이번 친정부 시위가 대통령궁과 의회, 대법원으로 이어지는 광장에서 열리는 만큼 폭력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올해 1월 지지자들의 워싱턴 의사당 난입을 부추긴 바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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