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만난 미래의 K-유니콘 1兆 마중물 먹고 자란다 [한국의 실리콘밸리 만드는 POSCO]

김미정 2021. 9. 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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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을 가다]
비수도권 최대 규모
창업 보육 입주공간
포스텍·포항산업과학硏 등
벤처 육성 인프라 갖춰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또 하나의 퍼시픽밸리 만들겠다"
세계 최고 벤처 클러스터 구축
2030년 유니콘기업 배출 목표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전경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에 입주한 폴라리스쓰리디의 이호용 이사(왼쪽)와 소예슬 연구원이 실내 서비스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경북 포항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내 스타트업 공간인 체인지업 그라운드 2층.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중정 로비에서 입주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혁신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강연이 한창이었다. 초기 창업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성공한 벤처 기업가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앞으로도 매월 창업, 정보기술(IT) 전문가를 초빙해 오픈 포럼 형태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이낸셜뉴스 포항(경북)=김미정 기자】 지난 7월 포스텍 내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이 문을 열었다. 축구장 4개 크기인 총면적 2만8000㎡, 지하 1층~지상 7층 총 8층의 건물이다.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미래를 체인지하는 창업과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그라운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텍 내 또 하나의 퍼시픽밸리

포스코그룹은 총 830억원을 투자해 2019년 12월부터 19개월간에 걸쳐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스타트업 공간인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을 완성했다.

현재까지 기계·소재, 전기·전자·반도체,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바이오·의료, 화학·에너지·자원 등 다양한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71개사가 입주해 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창업 보육 입주공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기존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센터와는 규모와 시설부터 다르다.

우선 2층 정문을 들어서면 미래지향적 예술품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2층 로비에는 3층 중정까지 연결되는 가로 8.m, 세로 9.0m 의 대형 미디어 갤러리가 있다. 3층과 4층의 공간은 '사람'을 주제로 기술과 사람이 연결될 수 있는 인문학적 연결공간을 만들었다. 3층과 4층에는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와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등이 자리했다. 5~7층은 '비즈니스'를 주제로 실제 업무를 할 사무실과 회의실이 갖춰져 있다. 7층에는 실험실과 연구소들이 주로 입주했다. 뮤직라운지와 플레이존을 비롯해 수면실, 세탁실, 샤워실 등과 같은 휴식 편의공간도 갖췄다.

포스코그룹은 포스텍이 입지한 포항에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거점을 뒀다.

포항은 이미 벤처육성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준비돼 있는 만큼 하나의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벤처펀드와 연계해 입주 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포스코형 벤처 발굴 프로그램인 IMP(Idea Market Place) 참가 지원, 투자 유치, 그룹사를 통한 판로지원, 해외 시장 개척 등 고유의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항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태평양 동안의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태평양 서안에 위치한 '또 하나의 퍼시픽 밸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 아래 문을 열었다"면서 "53년 전 영일만 황무지에서 자본도 경험도 모든 것이 부족했지만 오늘의 포스코에 이른 것처럼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큰 기업들이 이곳에서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1조원 들여 벤처플랫폼 구축

포스코그룹은 벤처밸리와 벤처펀드로 대표되는 '벤처플랫폼'을 조성해 벤처기업을 투자·육성하고 있다.

2019년 11월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총 1조원을 들여 벤처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벤처플랫폼을 통해 벤처밸리와 벤처펀드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는데 벤처밸리에는 2022년까지 2000억원을, 벤처펀드에는 2024년까지 8000억원을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코기술투자 등 2조원 규모의 연구시설과 5000여명의 연구인력이 집적된 고유의 산학연 협력체계에 기반해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밸리 구축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7월 서울에 이어 포항에도 체인지업 그라운드를 열었다. 광양에도 개관을 준비 중이다.

포스코그룹이 조성하고 있는 벤처밸리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벤처클러스터를 구축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들을 배출해내는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되는 것이다. 벤처밸리를 통해 2030년 포스텍 창업 연간 100명, 2개 유니콘 기업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벤처기업 성장 단계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벤처펀드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각 성장 단계별 유망 벤처기업들을 발굴해 다음 단계로의 빠른 성장을 지원하고, 이 중 우수 기업들은 후속투자를 통해 포스코의 신사업으로 연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유망 분야에 투자하는 씨앗·성장 펀드와 회사의 신성장 전략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펀드를 모두 결성해 전주기 투자의 기본틀을 완성했다. 국내외 운용사가 운용하는 9개 펀드에 2250억원 출자를 승인받아 65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고, 국내외 330개 이상의 벤처기업에 5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0년 기업을 향한 신성장사업 발굴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포스코그룹의 의지가 담겨 있다.

올해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을 대표하는 5대 브랜드를 발표했는데, 이 중 하나가 벤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챌린지 위드 포스코다. 포스코가 기업시민으로서 유망한 벤처기업들을 발굴·육성·투자해 포스코그룹의 혁신과 지속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력 제고에도 기여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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