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IT세상읽기] 공룡 카카오 논란, 규제가 능사 아냐

김현아 입력 2021. 9. 7. 17:54 수정 2021. 9. 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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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카카오, 공룡 플랫폼 그룹" 언급
계열사 158개..여당, 규제카드 언급
섣부른 사전규제보다 글로벌 경쟁환경 고려한 사후규제로 가야
경쟁활성화가 답..타다 죽여 카카오 독과점된 것 잊으면 안 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카카오가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카카오 공화국’이 됐으니 견제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가 많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기업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공룡 플랫폼 그룹으로 자리잡았다”면서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의 모습을 따라가선 안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열사 158개…모빌리티 요금인상 시도 우려

실제로 2010년 모바일 메신저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로 시작해 은행과 결제, 모빌리티,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게임, 기업용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카카오의 텃밭입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고(7월 30일 기준), 카카오의 국내외 계열사는 158개로 늘었죠. 김 의장이 한국 최고 부자가 된 것은 최근 1년 사이에 다섯 배나 급등한 카카오 주식 덕분입니다.

그런데 ‘카카오 공화국’ 현상은 과거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과는 차이가 납니다. IT 기업 카카오는 자신의 성을 만드는데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죠. 정부주도의 무슨 무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수혜자가 아닙니다.

굳이 카카오 성공의 우군을 꼽으라면 애플이라고 할 수 있죠. 카카오는 2009년 아이폰의 국내 상륙으로 열린 앱 생태계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비싸고 불편하고 예쁘지 않았던 통신사 문자 서비스를 ‘무료’와 ‘누구나 연결’이라는 컨셉 하나로 평정해버렸죠.

이후 우리에게 카카오톡은 습관이 됐고, 카카오가 선점한 습관은 일반적인 대기업과 다른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IT 운용 능력이 합쳐져 카카오 공화국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의 카카오 공화국은 예견된 일이고, 선점하면 스스로 진격하는 플랫폼의 특성이 만들어낸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카카오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한 달에 세 차례 요금 인상을 시도(스마트호출·바이크·모범택시)하면서 산업 생태계에 공룡만 있다면 이용자 후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죠.

카카오 역시 “사회적 영향을 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요금 인상을 철회하거나 재조정 중이나,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부, 플랫폼 독과점 시대 경쟁정책 만들되 신중해야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앞으로 어떤 경쟁 정책을 써야 할까요? 적어도 LG에 반도체 사업을 못하게 했던 방식은 아니어야 합니다. 김대중 정부는 ‘5대그룹 7대 업종 구조조정계획’을 통해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팔도록 만들었죠.

플랫폼 독과점 시대에 적합한 경쟁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내로라할 네이버·카카오지만 구글·애플 등과 비교하면 아직 경쟁 상대가 되지 않죠. 그들은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운영체제(OS)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플랫폼 규제 정책을 만든다면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상황을 고려한 속에서 갑질 발생 시 사후규제하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정치권이나 공무원들이 IT플랫폼의 복잡한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채 가하는 사전규제는 위험천만합니다. 카카오를 견제하려다가 스타트업(초기벤처)을 죽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경쟁활성화해 기회의 땅 열어야

오히려 정부가 집중해야 할 것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플랫폼 경쟁에 마음껏 뛰어들 수 있도록 업권별로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더 이상 ‘타다’를 죽여 ‘카카오모빌리티’의 독과점을 보장해주는 방식은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카카오 역시 다시 한번 혁신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세상의 불편함을 없애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생활플랫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에도 더 신경 썼으면 합니다.

IT 인재를 키워 미래 산업 역군으로 만드는 일이나 글로벌 시장 공략이 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웹소설·드라마가 수많은 국내 창작자들을 도와 K-한류를 이끈다면, 카카오 공화국에 대한 우려보다는 국민기업으로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카카오를 넘어설 기업은 중개자가 필요 없는 블록체인에서 나올 것이니, 블록체인에 인센티브를 주는 암호화폐에 대한 균형 잡힌 정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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