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한국 방문, 15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개최
[경향신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14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한다. 왕이 부장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만이며, 정 장관과의 회담은 지난 4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의 만남 이후 5개월만이다. 왕 부장은 방한 기간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왕이 부장이 오는 10∼15일 베트남과 캄보디아, 싱가포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왕 부장의 방한 일정에 대해 “방한 기간 한국 지도자와 회견하고, 정의용 장관과 회담을 한다”며 “중·한관계 미래발전위원회 한국 측 주요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왕 부장이 한국 측 초청으로 14∼15일 서울을 방문하며, 15일 정 장관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왕 대변인은 왕 부장의 이번 순방에 대해 “한국과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은 모두 중국의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왕 부장의 방문이 중국과 이들 나라의 우호 관계를 한층 드높이고 상호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와 내년은 중·한 문화교류의 해이며 내년은 수교 30주년으로 양국 관계가 심화 발전의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면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지도자의 공통 인식을 실천하고 소통을 강화해 상호 신뢰를 증진하며,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이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양국간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와 실질 협력, 우호 정서 증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왕 부장 방한을 계기로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022년)’ 추진과 관련한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정체 상태에 있는 북·미간 대화 재개 방안을 포함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입장에서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장을 재확인하고 미국과의 밀착을 견제하는 기회로 삼으려 할 수도 있다. 동시에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와 협조 문제도 주요하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심이다. 양국은 줄곧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여전한 상황이고 한국의 방역 상황도 좀 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시 주석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단 한 차례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방한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방문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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