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두달 만에 북한 군 서열 1위로 복귀한 박정천..롤러코스터식 인사

박은경 기자 2021. 9.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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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이 최근 비상방역 관련 중대사건의 책임을 물어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했던 박정천 전 군총참모장을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했다고 7일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 군 서열 2위였다가 강등됐던 박정천 전 총참모장이 권력 핵심그룹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고속승진 가도를 달리다 지난 6월 비상방역 관련 중대사건의 책임을 물어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부 인사 스타일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7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공보를 싣고 “박정천 동지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당중앙위원회 비서로 선거했다”고 보도했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은 2019년 9월 남한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이 된 뒤, 2020년 5월 군 차수, 같은 해 10월 군 원수 칭호를 부여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군 서열 2위까지 오른 박정천은 지난 6월 김 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비상방역 장기화에 따른 당 결정 집행을 태업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고 질타한 뒤 다시 차수로 강등됐다. 당시 조선중앙TV에는 박정천이 거수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고, 울먹이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주석단에 앉지 못하고 방청석에만 자리했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 상무위원 임명으로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 권력서열 1~5위의 핵심 직책이다. 현재 김 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로 구성돼 있다. 박정천의 승진으로 군 서열 1위였다가 비상방역 문제로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의 자리를 채운 셈이다.

김 위원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인사로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왔다. 박정천뿐 아니라 다른 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도 이날 발표됐다. 지난 6월 군부에 대한 무더기 문책를 단행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 인사로 군부 다독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당 정치국은 합참의장격인 군 총참모장에 림광일, 경찰청장격인 사회안전상에는 장정남, 당 군수공업부장에 유진을 임명하고 이들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했다고 밝혔다.

림광일은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을 거쳐 정찰총국장을 지내던 인물이다. 올 1월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장정남은 2013년에는 인민무력부장(현 국방상)에 임명돼 한때 대장(별 4개)으로 승진했다가, 이후 보직에서 물러났다. 2018년에는 군 계급도 대좌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시 상장(별 3개)을 달고 공식석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행보는 보이지 않다가 올 1월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유진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줄곧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지낸 군수산업 전문가로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 시험발사 당시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 여러 차례 동행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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