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10월이면 가능.. "동네병원 코로나19 진료 준비시켜야"

김명지 기자 2021. 9. 7. 15: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은경 "위드 코로나 10월 말부터 도입 판단"
文 "새 방역체계 모색" 발언에 기대감↑
전문가 "감염병 대응 체계부터 재정비해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 살기)’ 정책 도입 시점을 “10월 말”이라고 밝히면서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역 완화에 앞서 ‘위기 대응’ 위주로 편성된 현행 의료 체계를 동네 병원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등 준비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드 코로나’ 적용 시기를 묻는 질문에 “10월 말까지는 최대한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취급하면서 일상생활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백신 보급으로 집단 면역을 이루면 코로나19도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힘이 빠졌으나, ‘짧고 굵게’를 내세웠던 고강도 거리두기가 두 달째 이어지면서 다시 힘을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 상황이 진정돼 가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 점진적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본격적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의료 대응 방안 등의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취급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코로나19도 독감처럼 동네 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에서 다룰 수 있도록 정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위기에 맞춰 ‘상급 병원’ 중심으로 감염병 의료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다. 여기 대응하려면 앞으로 ‘동네 병원’이 신속진단키트로 진단하고, 환자를 치료하고 전원 대상을 가려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코로나19로 지친 (상급 의료기관의) 보건 의료 인력들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비하는 차원도 된다”고 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는 모두 대형병원 등에서 다루면서 이 의료기관의 인력에 업무가 과도하게 몰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조선산업 성과와 재도약 전략을 의제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교수는 “정부 독점으로 운영되는 코로나19 진단과 검사 체계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10월부터 계획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준비만 잘 된다면 ‘위드 코로나’를 9월 말이나 10월 초로 미룰 필요가 없다”고 했다.

최 교수는 “접종률·치명률 등에 맞춰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신 접종자는 중증으로 잘 가지 않고, 중증이 되더라도 입원 병상이 충분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보다 먼저 거리두기 완화에 나선 영국은 단계적으로 거리두기를 내렸다.

다만 섣부른 방역 지침 완화는 4차 대유행과 같은 확진자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 정부가 영국처럼 갑자기 규제를 풀어버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위드 코로나’의 전제 조건으로 ▲확진자 감소 ▲중증환자 감소 ▲백신 접종률 80% 를 제시했다.

천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80%만 돼도 확진자 숫자와 중증환자 숫자가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코로나19 방역은 중증 예방, 사망률 감소가 목표이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사망률은 급격히 올라가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된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 한 달째인 8월 29일~9월 4일 위중증 환자는 389명으로 3주전(377명)과 비교하면 늘었지만, 전체 치명률은 0.89%로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크게 변화가 없다. 8월 둘째주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은 0.12%로, 독감(0.05~0.1%) 수준이다.

천 교수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려면) 18~49세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며 “좀 더 많은 수량의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확보해, 돌파감염으로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나을 수 있다는 믿음 등을 줘야 한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