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4명, 아프간 육로 탈출.. 美정부 "우리가 도왔다" 거짓 논란

이은택기자 2021. 9. 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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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처음으로 육로(陸路)를 통해 탈출에 성공한 미국인 4명의 탈출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요 미국 언론은 6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가 이들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정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국무부 당국자가 "미국 시민권자와 그 자녀들을 육로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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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처음으로 육로(陸路)를 통해 탈출에 성공한 미국인 4명의 탈출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요 미국 언론은 6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가 이들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정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 폭스뉴스는 전직 군인과 미 공화당 의원이 정부의 도움 없이 이들을 대피시켰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성과를 가로채려 했다”고 6일 보도했다.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코리 밀즈. 왼쪽 세 번째가 마리암. 그 왼쪽과 오른쪽이 자녀들.
이날 폭스뉴스는 아프간에서 육로를 통해 인접국으로 빠져나간 미국인 마리암과 그의 세 자녀의 탈출 과정을 도왔던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다. 그러면서 미 정부가 아니라 전직 미 육군인 코리 밀즈와 전직 베테랑들로 구성된 재향군인들이 몇 주 간 고생해 이번 탈출의 전 과정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개인 기부자들에게 의존하는 센티넬재단 소속이다. 전직 군의관 출신인 로니 잭슨 미 하원의원(공화당 소속)이 이들의 비자 발급 등을 뒤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국무부는 마리암의 탈출과 관련해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마리암의 가족들을 구출한 밀즈는 “국무부가 이들을 구조했다는 소리는 말도 안 된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리던 마리암이 국무부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국무부 당국자가 “미국 시민권자와 그 자녀들을 육로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치 미국 정부가 수행한 작전처럼 발표했지만 밀즈는 이를 반박했다. 그는 “아프간에 미국인들을 버려둔 바이든 행정부가 체면을 차리려는 시도”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들이 마지막 순간에서야 ‘아, 우리가 한 일을 주목하세요’라며 공로를 주장하려 한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즈의 팀이 육로를 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선택’이었다. 그의 팀은 아프간 수도 카불공항에서 이륙하는 마지막 미군 수송기에 마리암의 가족들을 태우려 했지만 공항 입구에서 번번이 출입을 거절당해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카불공항에 마지막으로 진입을 시도했을 땐 주변에 있던 탈레반 군인이 다가와 마리암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며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쏘겠다”고 위협했다. 밀즈의 팀은 마리엄과 그의 자녀들을 안전가옥에 대피시켰다. 탈레반 군인들은 이후 마리엄의 소재를 현지 사람들에게 캐묻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공항을 통한 탈출에 실패한 이들은 ‘플랜B’를 실행했다. 아프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공항으로 이동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전세기가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 앞서 미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탈레반이 피난민들과 미국인들을 태운 비행기 이륙을 막고 인질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는데 그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결국 남은 카드는 육로 밖에 없었다. 밀즈의 팀은 탈레반이 미국인의 탈출을 막기 위해 검문소를 폐쇄하기 하루 직전인 6일 겨우 국경을 넘었다. 그의 팀은 “향후 추가 구조 임무를 위해 정확한 피신 국가와 피신 루트는 비밀로 하겠다”고 밝혔다. 밀즈 팀의 작전을 아는 사람들은 “국무부가 자신들의 역할을 과장했고 구조 임무에 전혀 관련된 것이 없었다”고 전했다. 잭슨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 끝난 뒤에 등을 두드려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폭스뉴스의 입장 요청에 “마리암의 가족들이 안전하게 국경을 넘었고 미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들에게 환영 인사를 했다”고 e메일로 답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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