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RYU, 수염 깎고 양키스 꺾다

6이닝 無볼넷 6K 무실점 쾌투

시즌 13승… AL 다승 단독 2위

최고구속 151㎞… 제구도 완벽

류 “고속 슬라이더 효과 톡톡”

토론토 8-0 대승… 5연승 달려

와일드카드 1위와 승차 3.5로

수염을 깎고 절치부심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뉴욕 양키스 강타선을 상대로 눈부신 역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뽐냈다. 삼진은 6개,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2-0으로 앞선 7회 말 교체됐고, 토론토가 8-0으로 이겨 시즌 13승(8패)에 성공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자인 양키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최근 5연승을 질주한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1위인 양키스를 3.5경기 차로 추격했다.

아울러 류현진은 빅리그 개인 한 시즌 최다승(14승)에 1승 차로 다가섰고, 리그 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리그 다승 1위 게릿 콜(14승·양키스)과는 단 1승 차다. 3.92까지 치솟았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3.77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은 모두 80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56개였다. 이닝당 투구 수는 13.3개로 효율성이 돋보였다. 직구는 30개, 슬라이더 22개, 체인지업 21개, 커브 7개였다.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93.9마일(151.1㎞)까지 찍혔다. 슬라이더도 최고 89.9마일(144.8㎞)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8월 한 달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1(2승 3패)로 부진했지만, 9월 첫 등판인 이날 앞선 부진을 훌훌 털어냈다. 특히 그간 길렀던 수염을 싹 정리하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평소보다 3∼4㎞ 더 빨라진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골고루 던지며 수염이 금지된 양키스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구속이 사니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배가 됐고, 고속 슬라이더는 삼진을 잡는 데 요긴하게 쓰였다.

류현진은 2회 말까지 6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류현진은 3회 1사에서 브렛 가드너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유격수 앞 땅볼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를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5∼6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만난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고 무실점 경기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경기 뒤 “(팀 동료인) 로비 레이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나 역시 그 구종(슬라이더)을 던질 수 있는데, 그것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했고, 오늘 경기에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레이는 올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0을 유지 중이다. 2.60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1위다. 또 류현진은 이날 80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에 대해 “평소에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서 몸에 타이트한 느낌을 받았다.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큰 문제는 아니라서 다음 선발 등판은 문제없다”면서 “오늘 경기는 올 시즌 들어 가장 힘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초반 류현진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경기력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강한 직구, 슬라이더를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한편, 팀 동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1-0으로 앞선 1회 초 첫 타석에서 우월 솔로포를 가동, 데뷔 첫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게레로 주니어는 아버지인 게레로 시니어와 함께 역대 두 번째 부자(父子) 40홈런 진기록을 만들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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