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서열 1위' 굳건하던 리병철 완전히 실각?..박정천에 자리 내줘

양은하 기자 2021. 9. 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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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박정천 전 군 총참모장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하면서 북한군 서열 1위인 리병철이 이번 인사에서 좌천을 넘어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상무위원과 당 비서 등 리병철의 직책을 그대로 이어받은 박정천 역시 지난 6월 리병철과 같은 이유로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된 '군 서열 2위'라는 점에서, 리병철의 정치적 지위 변화에는 다른 변수가 고려됐을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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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위원·당 비서·군수공업부장까지 물러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월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김 총비서 옆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이 경례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박정천 전 군 총참모장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하면서 북한군 서열 1위인 리병철이 이번 인사에서 좌천을 넘어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공보를 통해 "박정천 동지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선거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상무위원회에서 비상방역과 관련한 '중대사건'의 책임을 물어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의 빈자리를 박정천이 채운 것으로 보인다.

리병철은 이번 인사에서 상무위원뿐 아니라 겸임 중인 당 비서직과 군수공업부장 자리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확인된다. 당 비서에도 박정천이, 군수공업부장에는 유진이 임명됐다.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의 핵심 주역인 리병철은 김정은 총비서의 신임으로 승승가도를 달려온 인물로, 그간 상무위원직 해임에도 군 서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상무위원 해임 이후인 지난 7월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우의탑 참배를 수행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우의탑 참배 당시에는 박정천은 물론 다른 군 고위인사보다 먼저 호명되고 김 총비서의 바로 옆에 자리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시적 인사 조치 후 복귀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국가정보원 역시 국회 정보위에서 리병철이 상무위에서 탈락하고 군수공업부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당 내 여전히 비중 있는 역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상무위원뿐 아니라 당 비서와 군수공업부장 자리까지 물러난 것은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그가 군 관련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 정치적 입지가 완전히 무너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까지 리병철이 맡고 있는 직책 중 교체가 확인되지 않은 것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정도다.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이 자리에서도 이미 물러나는 조치가 취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겸하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원장 바로 다음 자리로, 당 정치국 내의 지위 하락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자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병철은 북한의 주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공으로, 2019년 말 정치국 위원, 2020년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요직을 꿰찼다.

불과 1년 만에 입지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표면적으로는, 군 인력이 상당수 투입됐을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대응에서 문제가 발생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조치가 취해진 것뿐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박정천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거했다는 내용의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공보를 1면에 실었다. 또 신임 당 군수공업부장에 유진을, 군 총참모장에 림광일을, 사회안전상에 장정남을 임명했다. 이들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도 보선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상무위원과 당 비서 등 리병철의 직책을 그대로 이어받은 박정천 역시 지난 6월 리병철과 같은 이유로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된 '군 서열 2위'라는 점에서, 리병철의 정치적 지위 변화에는 다른 변수가 고려됐을 수도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있을 핵 협상을 앞두고 군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었을 수도 있다. 지난 4월부터 남북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된 데다 북한은 최근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며 '대화'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군을 운영하는 두 축(리병철, 박정천)을 동시에 실각시키는 것은 국방력 강화 기조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고려됐을 수도 있다. 이에 1948년생으로 올해 73세인 리병철 대신 보다 젊은 박정천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일 수도 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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