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년 만에 우승' 김수지 "막상 우승해보니 물 세례 너무 차가웠어요"

김현지 2021. 9.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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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현지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규 투어 데뷔 5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 김수지. 매번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그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막상 우승해보니 상상과 현실은 너무 달랐다는 데..

지난 9월 3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치러진 KLPGA 투어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대회 첫날 보기 없이 9언더파를 몰아친 김수지.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에게는 '무명 돌풍'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5년 차인 김수지는 우승과 연이 닿지 않는 선수였다. 설상가상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84위로 시드까지 잃어 '지옥의 시드전'이라 불리는 시드전까지 치러야했다.

시드전을 치른 끝에 다시 정규 투어 데뷔에 성공한 김수지. 다시는 시드전에 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때문이었을까. 올시즌 성적은 그 어느 시즌보다 월등히 좋았다.

특히 지난 6월과 7월에는 뜨거운 샷감을 뽐내며 필드를 누볐다.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공동 6위를 기록했고,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했다. 7월 '맥콜 모나파크 오픈'에서 4위 등 3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을 차지했다.

맹활약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가장 아쉬웠던 대회를 꼽자면 자신의 최고 성적을 경신한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이다. 최종일 선두로 우승에 도전했지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쓰디 쓴 경험은 약이 됐다.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한 김수지. 2라운드 역시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우승에 도전했던 그는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자신과 단 한가지 약속을 했다. 또 다시 미끄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대회를 치르자는 것이다.

김수지는 "지난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선두로 출발해 아쉬운 결과를 냈다. 당시 원하는 대로 하지 않고, 안전하게 경기하려고 하다가 끝이 났다"고 하며 "최종라운드는 미끄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해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마음이 앞선 탓인지 1번 홀부터 보기를 범하며 출발했던 김수지. 하지만 곧 다시 흐름을 되찾았다. 그는 "긴장을 많이 하면서 첫 퍼트를 짧게 쳤다. 하지만 많은 타수 중에 겨우 한 타를 잃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마음에서 보기라는 것을 지웠다"고 했다.

긍정의 힘이었을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그를 거세게 압박할 만한 선수도 없었다. 결국 2위 이소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생애 첫 우승을 하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겪은 그.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치러야했던 시드전이다. 그는 "정규투어를 못 뛸 수도 있는 상황을 마주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하며 "일단 되든 안되든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참가했다"고 했다.

이어 "막상 경기를 치르고 나니 그동안 고집했던 골프 습관, 골프를 대하는 태도, 대회에 임하는 자세 등이 많이 바뀌었다. 오히려 약이 됐다"고 덧붙였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우승까지 차지하게 된 김수지. 그러나 그의 상상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

대회 중 상황은 너무 긴장한 탓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던 그. 우승 세레머니 순간은 상상과 너무 달랐던 탓인지 생생하게 기억해냈다.

김수지는 "막상 우승해보니 상상과 너무 다르다. 일단 동료 선수들이 뿌려주는 물이 너무 차갑다. 꽃도 많이 맞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무관 탈출은 물론 이제는 무명 골퍼라는 수식어까지 떼어낸 김수지. 그는 "항상 마지막 라운드에서 못 쳤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담을 앞으로는 조금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며 "1승을 했으니, 이제 2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전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김수지/KLPGA)

뉴스엔 김현지 9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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