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고려대 주희정 감독, MBC배 우승보다 더 감격한 이유는?
고려대는 6일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충주) 건국체육관에서 열린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 남자 대학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양대를 97-85로 꺾고 우승했다. 고려대가 챔피언에 등극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자 통산 4번째다.
고려대는 11-8로 앞선 1쿼터 중반부터 하윤기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27-15로 2쿼터를 시작한 고려대는 2쿼터 막판 양준과 정호영의 연속 득점으로 50-30, 20점 차이로 앞섰다. 고려대는 후반 내내 20점 내외에서 한양대와 공방을 펼친 끝에 챔피언 등극을 확정했다.
고려대 주희정 감독은 이날 우승한 뒤 “우여곡절 많았다. 연세대에게 두 번 지고, 자가격리도 했다. 끝까지 해보자, 할 수 있다며 준비한 결과 플레이오프에서 왕이 되었다. 선수들이 고맙다. 코치진들도 부족한 저를 믿고 도와줘서 고맙다”며 “자가격리 중에 굉장히 힘들었다. 총장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주 감독도 선수 때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많았을 거다. 저를 믿는다’고 하셨는데 믿음에 보답했다. 체육위원회 회장님, 농구부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 할 말이 없다. 코치들이 잘 준비를 했다. 최종 우승을 했다고 해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고 준비를 해나가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9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 주희정 감독은 이번 우승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왕중왕전(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하니까 감회가 새롭다. MBC배는 늘 우승 했었다. 저희가 자가격리를 할 때 고려대 농구부를 꼴찌라고 생각했다. MBC배에 출전을 못했기 때문이다. 패하는 것도 빨리 받아들이고 이겨내서 마지막 파이널 무대가 있기에 이것만 보고 준비했다. 준비한 결과가 결실을 맺었다. MBC배에서는 이유 불문하고 출전을 안 했기에 꼴찌였다. 꼴찌에서 왕이 되도록 준비해서 우승했기에 감회가 새롭다.”
높이가 더 돋보이는 고려대가 리바운드에서 39-22로 압도한 것보다 어시스트에서 28-15로 크게 앞선 게 더 눈에 띈다. 고려대는 개인 기량에서도 한양대보다 더 우위임에도 팀 플레이를 펼쳤다는 반증이다.
주희정 감독은 “볼 가진 선수를 압박하고, 골밑보다 외곽으로 밀어내는 팀 수비를 준비했다. 선수들이 잘 받아들였다”며 “프로 가서도 그런 대인방어를 해야 한다고 했다. 4학년들이 구심점이 되어서 팀 수비를 했기에 팀 공격과 수비 모두 잘 되었다”고 했다.
주희정 감독은 “4학년들이 고생했다. 서정현이 오늘(6일) 상주로 내려왔다. 드래프트가 이제 내일 모레인데 4학년들과 함께 코트를 밟았다면 어땠을까 싶다”며 “3차 대회 때 굉장한 활약을 했기에 위안이 되지만, 4학년들과 함께 코트를 밟지 못한 게 아쉽다”고 무릎 시술을 받아 마지막 대회에서 코트에 서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는 서정현을 아끼는 마음도 내보였다.
고려대는 이제 2022년을 준비해야 한다.
주희정 감독은 “센터진이 좋기 때문에 센터진에서 정상적인 수비를 준비해야 한다. 공격은 말을 할 이유도 없고, 하고 싶지 않다. 90점, 100점을 넣을 수 있다”며 “수비는 프로와 다른 게 없기에 수비가 단단한 팀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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