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불켜진 을지로 골목..상인도 손님도 "거리두기 완화 환영"

이사민 기자, 정세진 기자, 이세연 기자, 하수민 기자 2021. 9. 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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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9시쯤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 영업제한이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되면서 가게가 평소보다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하수민 기자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는 핵심 영업시간이에요."

6일 서울 중구 을지로3가 인근에서 편의점을 2년째 운영하는 김모씨(57)는 영업시간이 밤 9시에서 10시로 연장된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단 한 시간이라도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게 아주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 가게는 주변에 술집이 많아 낮보다 저녁에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일 하루 매출이 200만원이면 그 1시간(밤 9~10시) 동안의 매출이 40만원으로 5분의 1 수준"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일부 완화하면서 식당·카페 등 매장 영업 종료시간은 밤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늘었다. 또 이날부터 백신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6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되면서 자영업자들과 손님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밤 10시' 영업시간 연장…자영업자·손님 모두 '환영'
이날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르면 내달 3일 자정까지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가 4주간 유지된다. 4단계 지역에서는 오후 6시 이전까지는 그대로 4명,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낮에는 2명, 오후 6시 이후에는 4명이 추가로 모여 최대 6인 모임이 가능하다. 또 지난달 23일부터 오후 9시로 단축됐던 4단계 지역의 매장 영업 가능 시간은 오후 10시로 다시 1시간 늦춰졌다.

머니투데이는 이날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10시 전후 1시간 가량 서울 중구(을지로 1가)·광진구(건국대 앞)·서울 마포구(홍익대 앞)와 경기도 용인시 번화가에 위치한 식당·카페 등을 둘러봤다. 자영업자와 손님들은 대체로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된 데 대해 반색했다.

경기 용인시 성복역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근무하는 곽동현씨(29)는 영업시간 연장에 대해 "원래 24시간 카페여서 코로나19(COVID-19) 이전과는 비교하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일 때는 보통 오후 7시까지만 손님이 왔는데 오늘은 8시 이후로도 꾸준히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10시가 되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근처 정류장에 사람들이 몰려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손님들 역시 영업시간 연장을 반겼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근처 카페에서 친구와 만난 20대 직장인 A씨는 "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였을 때는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나서 카페에 가면 영업시간이 30분밖에 안 남아 여유가 없었다"며 "이제 마음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만족했다.

다만 여전히 강한 거리두기 지침이 적용되는 데 대한 자영업자들의 분노는 남아있었다. 서울 광진구에서 주점을 4년째 운영하는 김모씨(54)는 "지난번에 오후 10시에 오후 9시로 바뀐 근거는 뭐고 이번에 다시 바뀐 지침에 대한 근거는 뭐냐"며 "자영업자들한텐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정부는 아무런 근거 없이 시간을 늘렸다 줄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거가 있어도 납득이 될까 말까인데 자영업자는 국민이 아닌가"라며 "출·퇴근길 지하철을 타보면 사람들의 코와 코가 맞닿아 있는데 영업제한 시간 기준이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탁자 위에는 '백신접종완료자 확인'…"완료자끼리라도 만나 다행"
6일 서울 광진구의 한 술집에서 최석주씨(22)가 백신을 맞은 친구 두 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이세연 기자

백신 접종자를 인원 제한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조치에 대해선 업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 광진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황모씨는 "백신 접종을 끝내고 6명까지 온 경우가 단 한 팀도 없었다. 지금 있는 팀도 모두 2명씩"이라며 "바뀐 거리두기 조치를 손님들이 헷갈려 하거나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대입구는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데 20~40대들은 아직 백신 접종 완료자가 별로 없지 않나"며 "또 백신 접종 완료자가 되려면 2차 접종 뒤 2주가 지나야하는데 몇이나 이에 해당되겠나.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정모씨(78)는 이날 1차 접종만을 완료한 손님들의 입장을 막느라 애를 먹었다. 정씨는 "손님들 중 2차 접종을 했는데 2주가 안 지난 경우에도 가게에 들어오겠다고 억지를 쓰는 경우가 있었다"며 "영업정지 위험을 감수할 수 없으니 돌려보냈지만 손님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백신접종을 완료한 뒤 3인 이상 모인 손님들은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이모씨(70)는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호프집에서 근 한 달 만에 40년지기 친구 3명과 한데 모였다. 이씨와 친구들은 모두 2차 백신 접종까지 맞고 14일이 지난 백신접종 완료자다.

이씨는 "이전에는 친구들과 낮에 만나거나 저녁에 2명씩 나뉘어 만나곤 했다"며 "거리두기를 지키라고 해서 지켰지만 정말 피곤했다. 백신접종자끼리라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부터 비가 내렸는데도 백신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거리두기가 완화됐다는 소식에 바로 모임을 하러 나온 이도 있었다. 최석주씨(22)는 백신접종자에 대한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백신접종을 완료한 친구 2명을 건대입구 앞으로 불렀다.

최씨는 "저는 해외에서 백신을 맞았고 다른 두 친구는 군대에서 접종을 완료했다. 백신접종인증서를 보여주니 우리 자리에 백신접종이 완료됐다는 표식을 올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지금 '3차' 모임이다. 오후 6시부터 만났다"며 "밤 10시까지 오랜만에 3명이서 즐길 것"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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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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