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전 승리는 잊고.. 레바논이 드러눕기 전에 먼저 넣어라

성진혁 기자 2021. 9. 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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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오늘밤 8시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오늘은 욕심 내보겠다는 손흥민
레바논, 침대축구로 나올 가능성.. 황의조도 "승점 3점 가져오겠다"

‘석 달 전 승리는 잊어라.’

한국이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레바논을 맞아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일 1차전에서 이라크와 득점 없이 비긴 한국으로선 이번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최종 예선의 첫 두 판을 안방에서 치르는 만큼 최대한 승점을 쌓으려고 했는데, 이미 첫 스텝부터 꼬였기 때문이다. 레바논도 이기지 못한다면 남은 일정이 더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훈련하고 있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지난 2차 예선(H조)에서 레바논과 두 차례 싸웠다. 원정 1차전(2019년 11월·베이루트)은 0대0이었고, 2차전 홈(2021년 6월·고양)에선 2대1로 이겼다. 2차전의 경우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가 후반 상대 자책골로 한숨을 돌렸고, 이후 남태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골로 연결해 역전승했다. 당시 손흥민은 카메라를 향해 “크리스티안, 힘 내라”라는 말을 했다. 유로 2020(유럽선수권) 경기 도중 심장 이상으로 쓰러진 옛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한국과 7일 대결할 레바논은 3개월 전과는 다른 팀이다. 2차 예선 후 자말 타하 감독이 물러나고 이반 하섹(58) 감독이 부임했다. 체코 국가대표 출신인 하섹 감독은 스트라스부르, 생테티엔(이상 프랑스), 빗셀 고베(일본), 알 힐랄(사우디), 푸자이라(UAE) 등 여러 프로 구단 감독을 거쳤다. 레바논 지휘봉을 잡고 나선 약 3주간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최종예선을 준비했다. 아랍에미리트와 벌인 원정 1차전(두바이) 결과는 0대0이었다. 상대의 공세 속에서 실점하지 않고 버텨 승점 1을 얻었다.

한국도 바뀌어야 한다. 이라크전에선 상황에 따라 전술을 바꾸는 유연성이 부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해 온 ‘우리 스타일’, 즉 후방에서부터 공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으로 연계해 가는 플레이를 잘 하는 데만 집중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신임 감독은 벤투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손흥민을 밀착 수비하고, 미드필드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체력과 투지가 좋은 선수들을 기용했다.

레바논도 이라크를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하다면 이른바 ‘침대축구’도 마다하지 않을 전망이다. 레바논의 몇몇 선수들은 2차 예선 때 한국 선수와 부딪히면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참 동안 일어나지 않았고, 골키퍼는 공을 잡으면 뜸을 들이곤 했다.

손흥민은 이라크도 ‘시간 끌기’를 했다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를 부인했지만 손흥민은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나와 다른 경기를 본 것인가?”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팀 주장인 손흥민은 ‘슈팅을 아낀다’는 지적엔 “이기려면 골을 넣어야 하고, 나도 슈팅을 좋아한다. 조금 더 욕심을 내겠다”고 했다. 그는 또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뚫으려면 세밀한 패스, 공간이 나왔을 때 파고드는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팀 간판 골잡이인 황의조 역시 6일 온라인 회견을 통해 “승점 3(승리)을 가져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면서 “기회가 오면 1-2골을 넣고 이길 수 있도록 공격수들이 잘 준비해야 한다”고 필승 의지를 보였다. 한국(FIFA 랭킹은 36위)은 레바논(98위)과의 역대 전적에서 10승3무1패로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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