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 차이로..175억원 거머쥔 캔틀레이

오태식 2021. 9. 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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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캔틀레이, 세계1위 람 제쳐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서도
람 코로나 기권에 우승 행운
케빈 나·저스틴 토머스 3,4위
패트릭 캔틀레이(오른쪽)가 마지막 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펼친 세계랭킹 1위 욘 람을 1타 차로 제치고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공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EPA = 연합뉴스]
골프에서 '만약'이란 단어를 쓰는 건 아무 의미가 없겠지만, 정말 만약에 현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이 메모리얼 토너먼트 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면 1500만달러(약 175억원)의 주인은 달라졌을까?

지난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6타 차 선두를 달리던 람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어쩔 수 없이 다 잡았던 우승을 포기하고 기권해야 했다. 당시 람의 기권 덕에 우승한 선수가 바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였다. 그리고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 캔틀레이는 람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500만달러의 주인이 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을 마무리하는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한다.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30명이 각자 타수를 미리 받고 경기해 최종 승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페덱스컵 1위에 오른 캔틀레이는 10언더파를 받고 1라운드를 시작했고, 람은 캔틀레이보다 4타 뒤진 6언더파로 1라운드에 돌입했다. 람은 4라운드 동안 14타를 줄여 합계 20언더파가 됐지만 11타를 줄여 21언더파가 된 캔틀레이보다 1타가 뒤져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코로나19의 덕을 보기는 했지만 캔틀레이가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드라마 같았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캔틀레이는 2017년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허리 부상으로 골프를 그만둘 뻔했던 선수다. 3년 가까이 치료와 재활에 매달린 캔틀레이는 2018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과 2019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면서 부활했고, 2020년 조조 챔피언십, 올해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2연승으로 2020~2021시즌 최고의 선수가 됐다.

최종일 승부도 긴박감 넘쳤다.

이날 람에 2타 앞선 채 경기에 나선 캔틀레이는 15번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2개씩 교환하며 1타도 줄이지 못했다. 그나마 람도 버디를 1개밖에 잡지 못해 캔틀레이는 1타 차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 캔틀레이는 16번홀 버디로 2타 차로 달아났다가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1타 차로 쫓겼다.

18번홀(파5)은 '버디'가 '파'처럼 나오는 곳으로, 이글이 나온다면 역전도 가능한 홀이다. 하지만 '패티 아이스(Patty Ice)'라는 애칭처럼 캔틀레이는 침착했다. 6번 아이언으로 3.6m에 붙인 캔틀레이는 이글을 노린 람의 칩샷이 빗나가며 버디에 그치자, 가볍게 2퍼트로 버디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캔틀레이는 "엄청난 우승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미국 동포 케빈 나가 단독 3위(16언더파)를 차지했고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4위(15언더파)에 올랐다. 도쿄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 잰더 쇼플리(미국)와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공동 5위(14언더파)를 기록했고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7위(13언더파), 작년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은 8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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