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단 맛" 건면 소리없이 사라지나

김아름 2021. 9. 6. 19: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면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건면(비유탕면)의 기세가 주춤하다.

농심 신라면건면과 풀무원 정백홍이 '건강한 라면'을 내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기존 튀긴 면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면만의 매력을 부각하는 것이 아닌, 건면이지만 유탕면과 맛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는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국수, 메밀소바, 냉면 등 건면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많다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튀긴면 익숙해져 호응 못 얻고
다이어트면 등 이미 시장 선점
농심·풀무원 등 신규발주 중단
차별화 없이 외연 확대 어려워
라면 시장에서 건면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사진은 한 마트에서 라면을 구매하는 소비자. <농심 제공>

라면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건면(비유탕면)의 기세가 주춤하다. 농심 신라면건면과 풀무원 정백홍이 '건강한 라면'을 내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기존 튀긴 면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A편의점에서 신라면 건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1% 감소했다. 출시 첫 해인 2019년보다도 4.3% 줄었다.

B편의점에서는 올해 8월까지 봉지라면 판매량 22위(PB 제외)에 그쳤다. 기존 인기 라면들은 물론 사리곰탕면, 생생우동 등 '마니아 계열' 라면보다도 낮은 순위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계절성, 이벤트성 제품이 아닌 이상 라면 매출이 급감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라며 "출시 초 호기심에 먹어 봤던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C편의점은 지난해 말부터 신라면 건면(컵라면)의 발주를 중단했다. 올해 5월부터는 봉지면 발주도 멈춘 상태다. 판매가 저조해 재고 회전율이 너무 낮아지자 신규 발주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풀무원의 건면 정백홍 역시 신규 발주가 되지 않는 상태다.

건면을 라면 사업의 키로 삼고 있는 풀무원도 지난해부터 '정백홍'을 중심으로 꾸준히 건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선보인 정비빔면은 3개월간 판매량이 100만개 수준에 머물렀다. 비슷한 시기 출시한 농심의 배홍동이 5개월간 3000만개를 팔아치운 것을 감안하면 배홍동의 일주일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매달 신제품이 나오는 만큼 판매가 저조하면 빠르게 매대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며 "건면 역시 신규 주문이 없어 발주 자체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건면의 부진이 예상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기존 유탕면에 비해 맛으로 큰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튀기지 않아 건강에 좋다'는 컨셉트만으로는 외연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타깃층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있다. 건강한 라면을 표방하지만 진짜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은 라면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로리가 기존 라면보다 낮지만 시장에는 이미 100㎉를 밑도는 곤약면 등이 '다이어트 면'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어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건면의 장점인 건강한 맛, 낮은 칼로리 등이 라면의 주 고객층인 10~20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이다. 라면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맛'인 만큼 기존 유탕면과 비슷한 맛을 구현하는 수준으로는 선택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면만의 매력을 부각하는 것이 아닌, 건면이지만 유탕면과 맛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는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국수, 메밀소바, 냉면 등 건면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많다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