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처방에도 꿈쩍않는 '집 사고보자'

박상길 2021. 9. 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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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며 뒤늦게 공급대책을 내놓고,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매매가 상승세는 물론 매수 심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매수 심리를 보여주는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8월 말현재 111.7로 치솟았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3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1.7로 지난주(110.8)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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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고 기준금리 올렸지만
집값 상승에 매수심리 못잡아
경매 낙찰가율 106.7% '최고'
빌라 매매로 패닉바잉 확산세
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및 경기도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020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 현황 그래프. <지지옥션 제공>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며 뒤늦게 공급대책을 내놓고,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매매가 상승세는 물론 매수 심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매수 심리를 보여주는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8월 말현재 111.7로 치솟았다. 아파트 매매가 어렵자 덩달아 빌라매매가 늘며 빌라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아 시장의 신뢰마저 잃은 탓"이라며 "근본적인 정책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6일 법원경매 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아파트 낙찰가율은 7월 101.0%보다 5.7%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인 106.7%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아파트의 매매가가 치솟으면서 경매시장까지 '패닉바잉' 심리로 감염된 것이다. 패닉바잉은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사놓지 않으면 손해라는 심리에서 쫓기듯 집을 사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3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1.7로 지난주(110.8)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지난주 105.6에서 106.5로 오른 것을 비롯해 경기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13.1→114.0),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13.6→114.8) 등의 매수 심리도 커졌다.

지난 8월말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패닉바잉'과 '빚투'(빚내서 하는 투자)에 저금리 자금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전 금융권에 가계대출 총액 규제를 하도록 했다. 이는 실수요자까지 영향을 받는 '극약 처방'이다. 그만큼 현 정부가 '빚투'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대출까지도 옥죄기 위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7주 연속(0.36%→0.36%→0.37%→0.39%→0.40%→0.40%→0.40%) 역대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추진키로 한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주위를 중심으로 아파트 값을 견인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아파트값이 뛰면서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2313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1862건)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공급에 목말랐던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신도시 사전청약을 본격화했지만 여전히 매수자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선 후보들이 많은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시장 안정이라는 변화를 줄 만한 분명한 시그널을 주지 않고 있다"라며 "이런 상태가 짧게는 2023년, 길게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동안 GTX 등 개발 호재로 신도시 등 변두리 지역의 가격이 오르고 다시 서울 집값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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