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휠체어 탄 평범한 사람, 나의 일상을 공유합니다
28세 때 낙상사고로 전신 마비 판정받아
상반신 마비 풀리고 하반신마비 장애인돼
올해 11만명 구독자 모으며 총 30만 돌파
"장애인 삶 선입견 바뀌었다" 응원과 지지
매력적 외모와 호탕한 성격, 뛰어난 운동 실력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던 28세 청년은 인턴으로 근무하던 회사에서 정직원 제의를 받고 축하 파티를 열던 날 새벽, 낙상 사고로 전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쇄골 밑으로 모든 감각이 사라진 청년은 낙담하기는 했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하기는 했지만, 본인의 처지에 눈물 흘리지는 않았다. 이후 서서히 상반신 마비가 풀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된 청년은, 부단한 재활 노력 중에 일어나는 소소한 기적들과 작은 행복들을 '희망'의 메시지로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튜버 박위 씨는 이렇게 구독자 3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WERACLE)'을 시작했다. 채널명 위라클은 박위 씨의 이름이자 우리라는 뜻의 '위(We)'와 '기적(Miracle)'을 합친 것으로, '우리(We) 모두 같이 기적(Miracle)을 이루는 순간을 맛보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 실험 카메라, 재활운동 및 생활 꿀팁, 인터뷰, 일상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장애인들에게는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트릴 기회를 제공하는 채널을 표방하고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박위 씨는 2019년 2월 첫 영상('내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유')을 게재하며 채널 운영을 시작해 큰 인기를 얻으며 1년 만인 2020년 3월 구독자 10만 명을 확보했다. 올해 들어서만 11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끌어모으며 빠르게 성장 중인 채널 위라클의 현재 구독자 수는 29만 명, 누적 조회 수는 3000만 회다. 영상당 평균 조회 수는 36만 회로,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월등히 높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위라클'을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의 나이별 분포를 살펴보면, 특정 세대에만 편중되어 있지 않고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전 세대에 걸쳐 두루 관심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폭넓은 사랑을 받는 박위 씨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장애를 극복한 영웅' 혹은 '배려와 보호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의 대명사가 되기를 거부하고, 약간의 신체적 불편함을 가진 '평범한 사람'으로서 낙천적이고 주도적인 삶의 태도를 영상에 담아내는 것"을 매력 포인트로 꼽는다.
박위 씨는 시종일관 밝고 긍정적인 자세로 장애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본인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된 이유와 그 이후의 변화된 삶에 관해 설명하는 영상에서 그는 담담함과 미소를 잃지 않는다. 배우를 꿈꾸다 전신 마비 판정을 받은 김영훈 씨, 두 다리가 절단된 마술사 이준민 씨 등을 인터뷰하면서도 자칫 지나친 신파로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밝게 끌어낸다. 휠체어와 함께 해외 곳곳을 누비고, 일반인들도 해내기 어려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따기에 도전하는 등 본인이 가진 장애는 인생을 즐기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낙천적인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소름 돋을 정도로 멋있다"라며 감탄을 하기도, "긍정 에너지를 잔뜩 받았다"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박위 씨의 가식 없는 솔직함과 당당함도 인기에 큰 한몫한다. 구독자 수를 뛰어넘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채널 내 인기 영상 중에는 휠체어에 앉은 채 소변줄을 이용해 스스로 소변보는 모습을 가감 없이 담은 '휠체어 타고 쉬하는 법!', 욕실에서 몸 씻는 법을 보여주는 '휠체어 타고 샤워하는 법!' 등 민감하고 부끄러울 수 있는 일상을 낱낱이 공개한 것들이 많다. 그의 꾸밈없는 날것 그대로의 일상생활을 엿본 시청자들은 "장애가 있는 삶의 실상을 이렇게 제대로 보여주는 영상은 처음이다",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에 선입견이 바뀌었다", "휠체어 타는 가족을 둔 사람으로서 정말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당한 그의 모습에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사회적 장애 인식 개선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돌변하는 박위 씨의 모습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위라클에서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한숨만 나옵니다'(416만 뷰), '대한민국의 진짜 현실입니다'(294만 뷰) 등의 영상은 휠체어를 탄 그가 혼자 버스나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겪는 우여곡절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의 현실을 생생하게 비춰준다. 그는 사회 실험 카메라의 형식을 빌려 장애 관련 인식과 정책을 바꾸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높은 조회 수가 반영하듯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며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위라클을 통해 신체적 장애를 가졌거나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뿐 아니라 생의 의욕을 잃은 사람들까지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박위 씨는 항상 "행복과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의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삶에 대한 태도가 위라클을 통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통찰과 위안을 줄 수 있기를, 그도 위라클을 통해 매일매일 새로운 행복과 기적을 맛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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