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제제 '자연동(산골)' 잘못된 섭취, 독(毒) 될 수 있어 주의해야"
◇ 자연동(自然銅, Pyritum, 산골(山骨))이란? 생산지와 특징은?
이명은 석수연이다. 황화물류 광물인 황철광족에 속한 황철석으로, 이황화철(FeS2)을 주로 함유한 광석이다. 색깔이 황동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일반적으로 '산골'이라고 불린다.
자연동의 화학 성분은 주로 이황화철(FeS2)이고, 구리(Cu), 니켈(Ni), 비소(As), 안티몬(Sb), 규소(Si), 바륨(Ba), 납(Pb) 등이 매우 소량 함유되어 있다.
일반인의 경우 자연'동'(自然'銅')이란 명칭으로 인해, 핵심 주성분이 구리(Cu)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자연동은 일반적으로 철(Fe)이 46%, 유황(S)이 53%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서울 근교 노고산이 유명하다. 중국은 화남(광동), 화중(호북, 호남), 화동(강소, 안휘), 서남(사천, 운남), 동북(요녕), 화북(하북)에서 산출된다. 보통 6~7월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 흙이 씻겨 내려 노출된 자연동을 채취한다.
생긴 모양새는 대개는 입방체 혹은 6면체이며 지름 0.3~2cm로서 치밀하다. 표면은 평탄하며 산화철로 풍화되어 회록색, 엷은 흑갈색 또는 황록색을 나타내고, 금속성의 광택이 있으며 내부는 황백색을 띤다. 적갈색이거나, 옅은 흑녹색 조흔(條痕)이 있다.
경도 6.0~6.5, 비중 4.9~5.2로서 무거우며, 질(質)은 굳고 단단하나 조금 약하여 쉽게 깨뜨려진다. 약간의 특이한 냄새와 신맛이 있다. 바깥면이 유황색이고 광택이 있으며 단면은 금속 광택이 있는 것이 좋다.
◇ 자연동(自然銅, Pyritum, 산골(山骨))의 수치(修治) 방법
잡질을 제거하고 씻은 다음 용기에 넣어 무화(武火)로 붉게 될 때까지 단(煅)하여 초쉬(醋淬)하고 다시 같은 방법으로 최소 2~3회 이상 반복(일반적으로는 7~9회 이상)한다. 점차 흑갈색으로 변하고 표면이 부스러져 쪼개지며 광택이 없어지고 잘 부서질 정도까지 되면 땅속에 묻어 화독(火毒)을 제거한 다음 연(碾-돌절구, 맷돌)으로 연쇄(硏碎-갈고 빻고 부수는 것)하고 수비(水飛)하여 건조한다.
수치(修治) 횟수보다는 수치 온도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최근 과학적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각종 중금속의 음용수 수질 기준 이하로의 감소를 위해서는 450℃보다 높은 온도(보통 500℃ 이상)에서의 수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본초강목(本草綱目)』 등의 문헌에 수치(修治)하는 방법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 자연동(自然銅, Pyritum, 산골(山骨))의 금기 및 주의사항
자연동은 성질이 매우 강강(剛强)하여 오래 복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평상시 위장이 약한 편이거나 때때로 소화기 장애가 있는 경우 자연동 복용을 가급적 삼가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한 번에 많은 양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혈액순환을 원활히 함으로써 어혈을 풀어주는 작용이 지나치게 강하다. 따라서 뼈가 부러져서 어혈이 생기고 아직 부종이 남아 있는, 골절의 매우 초기 단계인 1단계 염증기 상태가 아닌 경우 자연동을 사용해선 안 된다.
어혈 징후가 없는 상태 또는 진액이 부족하여 위로 열이 치솟는 등의 경우 자연동 복용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자연동은 대부분 환산제(丸散劑)의 형태로 임상에서 활용되는데, 이 때 사용량은 한의약 전문가인 한의사 판단에 따라 1회당 초극미량(0.03~0.3g)에 한해 매우 조심스럽게 단기간 사용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흔히 민간요법 형태로 유통되고 있는 산골(자연동) 가루, 산골(자연동) 캡슐에 대해 강력한 제한과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019년 9월 한의사를 사칭하여 한약제제 자연동을 무허가 제조, 판매한 A씨가 구속 송치됐다. 정확한 방법으로 제대로 수치(修治)되지 않은 자연동을 잘못 복용하게 되면, 단순히 돈만 잃는 것이 아니라, 건강까지 해칠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황만기는 아이누리한의원 전국 네트워크 설립자(한의학박사)다. 서강대·이화여대 의전원·한림의대·경희한의대 등에서 강의했다. 보건복지부장관상·동의보감상·연세대학교 사회봉사상을 수상했으며, SCI 논문 4편, KCI 논문 7편 단행본(번역서 포함) 13권을 발표했다. 현재 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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