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호잉 효과'..이유있는 질주 예감, KT엔 외인 고민이 없다

김은진 기자 2021. 9. 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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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T 재러드 호잉. 연합뉴스


KT 투수 배제성은 지난 5일 잠실 LG전 승리로 시즌 8승째를 거둔 뒤 “호잉 덕분에 이겼다”고 말했다.

배제성은 1회말 2사 1루에서 4번 타자 김현수에게 대형 타구를 맞았다. 1번 타자 홍창기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김현수에게도 3B-1S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릴 정도로 경기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5구째를 받아친 김현수의 타구가 우측 외야로 크게 뻗었으나 우익수 재러드 호잉이 쫓아가 펜스에 부딪히며 시원하게 잡아냈다. 1회 실점 위기를 그렇게 넘긴 배제성은 5이닝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아내고 승리투수가 됐다. KT는 11-0으로 이겼다.

호잉은 무기력하고 부진하던 알몬테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 시작과 함께 KT에 합류했다. 치갑던 방망이가 가을로 향하며 타오르고 있다. 8월에는 타율 0.188에 그쳤지만 9월 4경기에서는 1홈런 포함 16타수 6안타(0.375) 10타점을 기록했다. 호잉은 이미 한화 시절, 타격과 함께 외야 수비와 주루능력까지 인정받았다. 외야의 호수비 하나가 투수의 힘과 그날 경기를 바꿔놓기도 한다. 배제성은 “사실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1회부터 분위기가 가버릴 수 있었는데 호잉이 잡았다”며 “타격이 좋지 않을 때에도 수비에서 슈퍼캐치 해주고 한 베이스 더 가주는 것이 참 크다. 에너지와 파이팅이 넘쳐 선수들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선두 KT는 5일 LG전 승리로 2위와 격차를 4경기 차로 벌렸다. 시즌 종반을 향하며 질주 체제를 더 견고히 다지고 있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호잉 효과’를 중심으로 외국인 트리오의 몫이 매우 크다.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왼쪽)와 윌리엄 쿠에바스


KT는 선발 로테이션 걱정을 하지 않는다. 꼬박꼬박 나흘 쉬고 등판하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닷새는 쉬어야 회복되는 일반 투수들과 달리 데스파이네는 나흘 휴식을 선호해 지난해부터 자신만의 등판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다른 선발들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한 번씩 등판한다. 국내 선발들의 체력 비축에 큰 도움을 준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인생의 가장 큰 시련 속에서도 팀으로 돌아왔다. 자신을 위해 한국에 왔다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충격이 헤아릴 수 없이 클 것으로 판단한 KT는 남은 시즌 쿠에바스의 등판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선두 싸움만 생각하면 매우 큰 악재였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잘 추스르고 돌아왔다. 지난 3일 키움전에서 3주 만에 복귀해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7승째를 수확하며 다시 KT의 선두 질주의 축이 되고 있다.

올시즌 모든 팀이 외국인 선수 고민을 안고 있다. LG와 삼성만 해도 교체한 외국인 선수가 좀처럼 터지지 않아 고민했고, 난 데 없이 대마초 파문으로 에이스를 잃은 KIA나 가정사로 귀국한 에이스가 결국 돌아오지 않자 임의탈퇴 시킨 키움은 현재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비워둔 채 경기하고 있다.

KT도 전반기 외국인 타자 고민이 깊었다. 그러나 새로 합류한 호잉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자 외국인 선수 고민 없는 유일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외국인 트리오의 활약은 투·타의 조화로 이어진다. KT는 9월의 시작과 함께 더 강력한 질주 채비를 갖췄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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