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이현주 2021. 9. 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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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 세계를 상상할 때 우리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주어진다.

직업, 학벌, 애인 등 다양한 설정 값을 변경하며 또 다른 '나'의 인생을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악행이 만연하는 사회 속에서 사랑은 더욱 빛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 언제나 어떤 환경 속에서도 그 안에 숨어있는 사랑을 찾고 사랑의 연결고리를 엮어내는 작가 설재인의 작품 세계를 적극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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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책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사진 = 밝은세상) 2021.9.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평행 세계를 상상할 때 우리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주어진다. 직업, 학벌, 애인 등 다양한 설정 값을 변경하며 또 다른 '나'의 인생을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설재인 작가는 이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요소를 선택했다. 바로 '성별'이다. 그렇게 "내가 만일 남자, 혹은 여자로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우리 모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밝은세상)이 탄생했다.

저자는 기발한 상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를 기반으로 본인이 그려낸 세계 속에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발한다.

두 엄주영은 같은 환경에서 자라났으나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 둘 다 폭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남자 엄주영만이 아버지의 모습을 답습하고, 더 나아가 여자 엄주영은 '불행해질 여자들을 구하고자' 하기까지 한다.

그 이유는 소설 전반 곳곳에서 드러난다. 저자가 여자 엄주영을 비롯해 배중숙, 최은빈, 심연재, 김다정과 같이 그의 주변에 위치한 여자들이 걸어온 길을 통해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닫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침내 우리는 "나도 너랑 똑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너처럼 되지 않았어"라고 외치는 여자 엄주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 이상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그를 응원하면서, 남자 엄주영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리기 바라면서.

악행이 만연하는 사회 속에서 사랑은 더욱 빛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 언제나 어떤 환경 속에서도 그 안에 숨어있는 사랑을 찾고 사랑의 연결고리를 엮어내는 작가 설재인의 작품 세계를 적극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소설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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