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휴직 소방관 극단적 선택..동료들 "직장 내 갑질이 원인"

휴직 중이던 40대 소방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동료 소방관들은 '직장 내 갑질'을 원인으로 꼽으며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6일(오늘)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쯤 대전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46살 A 씨가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가족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119는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A 씨는 소방본부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소방관으로 지난 6월부터 병가를 내고 휴직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누가 뭐라 해도 정의 하나만 보고 살았다, 가족·어머니 미안해요"라고 쓴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 동료들은 고인이 직장 내 갑질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 씨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배달 음식만 먹게 된 근무자들의 식사 방식 개선을 여러 차례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동료들은 "간부가 퇴근하려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A 씨의 요구 사항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이 A 씨 때문에 퇴근을 못 한다며 면박을 줬고, "전화나 잘 받으라"고 말하기도 해 A 씨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은 직장 내 정의를 세우기 위해 끝없이 투쟁했고 본인이 당한 갑질에 따른 피해 구제를 여러 차례 요구했다"며 "소방본부가 이를 묵살하고 방관해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고인에게 막말한 동료를 비롯해 모든 관련 책임자들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면서 "직장 내 갑질로 경찰에 고소장을 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