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대생은 눈, 손 빼고 다 가려라"..인권 탄압 현실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사립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니캅을 쓰고 아야바를 입도록 명령했다. 니캅은 스카프 형식의 가리개로,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린다. 아바야는 손 외에 전신을 가리는 긴 망토 모양의 의상이다.

니캅을 입은 여성. /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이같은 내용의 새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2001년 탈레반이 정권에서 축출된 이후 급증한 사립 대학들에 6일부터 적용된다.

새 규정을 살펴보면, 탈레반은 수업도 성별로 분리해 진행하도록 했다. 공간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커튼으로 남녀를 구분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출입구를 이용하고,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5분 빨리 수업을 마친 뒤 남학생들이 건물을 떠나기 전까지 대기실에 머무르게 됐다.

탈레반은 또 여학생들이 여성 교원에게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여성 교원이 부족한 경우에 한해서만 ‘노인’ 남성 교원을 투입하도록 허용했다. 탈레반은 “대학은 여성 교사를 모집해야 한다”며 “불가능하다면 행동 기록이 좋은, 나이 많은 남성 교사를 고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첫 집권기 이전인 1962년, 아프가니스탄 카불대 의대에서 여학생들이 교수(맨 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탈레반은 당초 ‘여성들도 히잡만 쓰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혼자 밖에 나갈 수 있다’고 약속한 바 있다. 히잡은 니캅과 마찬가지로 스카프 형식의 가리개지만 얼굴을 제외한 목과 머리만 가린다.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프간 여성들은 남성들과 함께 공부하고, 남성 동행 없이 외출하는 등 제약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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