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창대한 '1500만 달러 사나이' 패트릭 캔틀레이
[스포츠경향]
남자골프 세계 4위 패트릭 캔틀레이(29·미국)가 ‘15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끝까지 치열하게 우승을 다툰 세계 1위 존 람(스페인)을 물리치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캔틀레이는 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G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날 1언더파 69타(버디4, 보기3)를 쳤다. 나흘 동안 이 대회에서 11언더파 269타를 친 캔틀레이는 지난주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페덱스컵 1위로 받은 보너스 버디 10개(-10)를 더해 21언더파를 기록, 존 람(20언더파)을 1타 차로 누르고 우승 보너스 1500만 달러(약 174억 1000만원)를 거머쥐었다.
페덱스컵 4위(보너스 점수 -6)로 최종전을 맞은 람은 나흘 동안 14언더파 266타를 쳤지만 출발 당시 선두 캔틀레이와의 4타 차 간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물러났다. 2위 보너스 500만 달러(약 57억 8600만원)를 챙겼지만 1타에 1000만 달러 차는 너무 컸다.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캔틀레이는 16번홀까지 2타차를 지켰지만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깊은 러프에 떨어뜨리면서 3번째 샷까지 그린 근처 깊은 러프에 빠뜨리는 난관을 맞았다. 리드를 모두 날릴 위기에서 캔틀레이는 그의 이름을 딴 별명 ‘패티 아이스(Patty Ice)’에 걸맞게 4번째 샷을 1.8m 가까이 붙여 보기로 막았다.
최근 2주 연속 우승, 지난해 10월 조조 챔피언십을 포함해 시즌 4승 및 PGA 통산 6승을 달성한 캔틀레이는 “큰 영광이다. 올 시즌 안정적으로 활약하다가 마지막에 불꽃을 태웠다”며 기뻐했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 1위로 이름을 날린 캔틀레이는 2017년 PGA 첫 우승 이후 허리 부상으로 선수 생명을 그만둘 위기에 몰렸다. 오랜 치료와 재활로 2019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부활한 그는 지난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도 뜻밖의 행운 속에 우승하며 올 시즌 대활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3라운드까지 6타차 선두를 달리던 존 람이 코로나 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기권한 기회를 그가 낚아챘다.
지난주 BMW 챔피언십에서도 캔틀레이는 마지막홀에서 긴 버디퍼트를 넣고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6차 연장 끝에 승리하는 드라마를 썼다. 5차례 연장에서 디섐보가 여러 차례 짧은 퍼트를 넣지 못해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그 때 얻은 별명이 ‘패티 아이스’였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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