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고, 미끄러지고' 소형 발사체들의 연이은 실패..그래도 도전은 계속된다

조승한 기자 2021. 9. 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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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플라이의 발사체 '알파'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지 2분 30초 만에 폭파했다. 스페이스플라이트나우 제공

소형발사체 개발기업 ‘파이어플라이’의 발사체 ‘알파’가 지난 2일(현지시간) 첫 발사 시도에서 2분 30초를 비행한 후 폭발했다. 알파가 제어 불능이 되자 미국 우주군에서 강제 폭발을 시켰다. 앞서 지난달 28일 발사체 개발기업 ‘아스트라’도 신형 소형발사체를 시험발사했지만 엔진 이상으로 원하는 고도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들은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다음 발사에 대한 도전의 뜻을 밝혔다.

파이어플라이는 6일 알파의 첫 비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알파는 길이 29m에 지름 1.82m의 2단 소형발사체다. ‘리버’라 불리는 자체 개발 메탄 엔진 4기를 묶어 누리호 75t 엔진 추력인 735kN과 거의 비슷한 736kN의 추력을 내도록 설계됐다. 고도 200km 지구 저궤도에 최대 1000kg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다. 알파는 기체 전체에 탄소섬유 복합재를 써 동체 무게를 줄여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알파는 현지시간으로 2일 오후 6시 59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그러나 파이어플라이에 따르면 비행 약 15초 후 4개 엔진 중 2번 엔진이 꺼졌다. 알파는 상승을 이어갔고 145초 동안 제어를 유지했지만 엔진 하나의 추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상승 속도는 느렸다. 아음속 속도에서는 제어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초음속 비행으로 이동하면서 3개 엔진으로는 추력이 부족해 발사체가 결국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파이어플라이의 '알파'가 공중에서 폭파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로켓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흔들리며 수평으로 기울어지자 우주군에서 발사를 담당하는 우주발사 델타30(SLD30)에서 위험 방지를 위해 폭파 종료 명령을 내렸다. 알파에는 파이어플라이의 시험용 우주탑재체와 대학의 실험용 큐브위성 등이 탑재돼 있었으나 함께 폭파됐다.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 측은 이번 발사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파이어플라이는 “모든 임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1단 엔진 점화, 이륙, 초음속 진입 등 많은 목표를 달성했으며 상당한 양의 비행 데이터를 얻었다”며 “시험 비행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임무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7월 우회상장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등록된 아스트라도 지난달 28일 상장 후 처음 진행된 발사체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스트라가 개발중인 발사체는 길이 13m, 지름 1.32m의 2단 발사체다. 1단에는 전기펌프 방식을 활용한 액체인진 ‘델핀’ 5기가 장착돼 약 144kN의 추력을 낸다. 아스트라는 지난해 12월 ‘로켓 3.2’를 발사해 고도 390km까지 도달시키는 데 성공했다.

아스트라의 로켓 3.3 발사 영상. 발사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온 후 비스듬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유튜브 캡처

아스트라는 이번에 로켓 3.2보다 길이를 1.5m 키운 ‘로켓 3.3’을 지난달 28일 알래스카 코디악 태평양 우주항만단지에서 발사했다. 그러나 발사 직후 로켓 3.3은 점화는 시작됐으나 추력을 얻지 못한 채 발사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하늘로 오르기 시작해 고도 50km에는 도달했다. 아스트라 측은 비행 시작 2분 28초 후 정지명령을 내렸고 발사체는 바다에 추락했다.

크리스 켐프 아스트라 최고경영자(CEO)는 발사 후 트위터를 통해 “엔진 하나가 발사 직후 멈춘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우리가 만든 모든 일들은 우리 팀을 매우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엔진 하나가 멈췄음에도 제어와 비행을 이어간 것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어 “아무것도 궤도에 올리지 못했지만 엄청난 데이터를 배운 비행이었다”며 “우주는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대를 받고 있다. 파이어플라이는 1회 발사당 발사 비용을 1500만 달러(약 168억 원)으로 잡고 소형발사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NASA를 대신해 10개의 화물을 달로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스트라도 현재까지 1억 50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50회 이상 발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는 내년 중 위성영상 기업 ‘플래닛’의 지구관측 위성을 발사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파이어플라이 '알파' 발사 동영상: https://youtu.be/qFjoPw0CfAU

아스트라 '로켓 3.3' 발사 동영상(1시간 33분부터): https://youtu.be/O8Tdm797BzM?t=5613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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