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쇄원 이름 지은 사람은 '면앙정가'의 송순

오남석 기자 2021. 9. 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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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백석동천

조선 교외 별장 정원 11곳 조사

부암동 백석동천, 홍우길이 조성

자연 친화적인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정원인 전남 담양 소쇄원(瀟灑園)의 이름을 ‘면앙정가’로 유명한 조선 가사문학의 대가 송순(1493∼1582년)이 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소쇄원은 양산보(1503∼1557년)가 스승 조광조 유배 후 낙향해 조성한 것으로,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의 소쇄(瀟灑)는 그동안 양산보의 호 ‘소쇄옹’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양산보와 교류했던 김인후(1510∼1560년)의 문집 ‘하서전집’에서 “소쇄원의 이름이…송신평(宋新平)에게서 나온 것임을 밝힌다”는 구절이 확인됐다. 송신평은 신평이 본관인 송순의 다른 이름이다.

이 같은 사실은 문화재청이 지난 3일 공개한 조선 시대 전통 별서(교외 별장) 정원 11곳의 유래와 변천사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원소유자가 명확하지 않았던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은 조선 말기 경화세족(대대로 벼슬을 한 서울 양반)으로 그림에도 능했던 홍우길(1809∼1890년)이 백석실(白石室)이란 정자를 짓고 정원을 처음 조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고려 말 충신인 야은 길재를 받들기 위해 지은 정자로만 알려졌던 경북 구미 채미정도 1768년 선산부사 민백종이 지역 유림과 합심해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 거창 수승대는 16세기 퇴계 이황의 시 ‘기제수승대(寄題搜勝臺)’를 근거로 이름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국시대부터 불러온 수송대(愁送臺)가 본래 명칭으로 확인돼 향후 호칭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문화재청은 지난해 부실 고증 논란 끝에 명승 지정 명칭이 뒤바뀌는 곡절을 겪었던 서울 성북구 별서(성락원)와 관련해 “육교시사(六橋詩社) 시회(詩會)가 열리기도 했으며…”라고 기술한 국가문화유산포털의 설명 내용은 사실 여부가 불명확해 삭제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명승 별서 정원의 고시문과 국가문화유산포털 내용을 고치고, 거창 수승대는 30일간 지정 명칭 변경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변경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조사를 마친 11곳 외의 다른 명승 별서 정원들에 대한 역사성 고증 조사도 지속하기로 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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