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주류가 됐다..이해찬이 밀어주고 김어준이 끌어주고

최경민 기자 2021. 9. 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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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두고 '비주류', '변방장수'라는 말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의 경우 '반문·비주류' 이미지가 강했던 것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상황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낙연 전 대표가 나왔을 때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 예산으로 '기본소득'을 홍보한 것과 관련해 "도민의 기본권이나 복지 차원에서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걸 멈추라고 할 일이지 지사 직을 사퇴하라고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를 두고 이해찬 전 대표가 '밀어주고' 김어준씨가 '끌어주는' 형국은 최근 '황교익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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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읽어주는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이재명 도지사와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두고 '비주류', '변방장수'라는 말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충청 지역 경선에서 5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이 지사다. 친노·친문 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던 이 지사가 사실상 민주당의 주류로 떠오른 것이다. 이 반전의 키워드로 거론되는 인물이 '이해찬'과 '김어준'이다.

이 지사는 5일 진행된 세종·충북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54.54%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일 대전·충남 경선에서의 득표율은 54.81%였다. 충청권 최종 집계 누적은 54.72%. 경선 초반 '대세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지사의 대세론은 캠프 면면을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정성호 의원 등 일부 비주류만 이 지사를 보좌했던 것과 괴리가 크다. 친노, 친문을 비롯한 민주당의 주류 세력들이 모두 이 지사의 '열린캠프'에 들어와 있다.

친노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 계열 국회의원들의 이름이 우선 눈에 띈다. 5선의 조정식 의원을 비롯해 김성환, 이해식, 이형석 의원 등이다. 이해찬 전 대표가 사실상 이재명 지사를 '밀어주고 있다'는 것은 더이상 여권에서 비밀이 아니다. '상왕'이라는 말까지 듣는 이 전 대표는 단순한 민주당의 원로로 볼 수 없다. '이해찬'이 움직인다면 민주당의 주류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온 친문 국회의원들도 대거 이재명 캠프에 들어왔다. 윤후덕, 남인순, 진성준, 박주민, 이재정, 김남국 의원 등이 사실상 '친이재명'이 됐다. 최고위원인 백혜련·김용민 의원도 이 지사의 우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친노·친문과 오랜세월 동맹관계에 가까웠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계열의 핵심인사들도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우원식 의원은 아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옛 박원순계인 박홍근 의원은 이 지사의 비서실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의 경우 '반문·비주류' 이미지가 강했던 것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상황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강력한 네거티브를 걸며 당 주류와 멀어졌었던 게 이 지사다. 그런데 5년 만에 비주류에서 주류로 이동한 꼴이다.

'친노·친문'의 적자가 사라진 현실 속에 이 지사가 구심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친노·친문의 잠룡들이 모두 낙마한 상황이다. 대선에서 민주당 정부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가 필요했고, 그게 높은 대중 지지율을 보유한 이 지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침 이 지사가 갖고 있는 '강성 개혁' 성향도 여당 강경파의 색깔과 비슷하기도 했다. 실제 이 지사 캠프에 몸을 담은 국회의원 대다수가 민주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특히 막대한 팬덤을 보유한 여권의 가장 큰 '스피커'인 김어준씨 역시 사실상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1.7.15/뉴스1

김어준씨가 공영방송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다스뵈이다' 등을 통해 오랫동안 이 지사를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시선이다. 김씨의 발언은 단순 방송 진행자의 말이 아니라 여권 강경파의 생각을 대변하는 메시지로 간주되고 있다. '반이재명' 지지층에서 "김어준은 친이재명이 아닌가"라는 불만섞인 말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그는 지난달 아예 정세균·박용진·김두관 예비후보를 향해 "이번에 기회가 없다"고 낙인찍었다. 지난달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낙연 전 대표가 나왔을 때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 예산으로 '기본소득'을 홍보한 것과 관련해 "도민의 기본권이나 복지 차원에서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걸 멈추라고 할 일이지 지사 직을 사퇴하라고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가 노골적으로 이재명 지사를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는 뒷말이 나왔을 정도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재명 지사에게 제기한 '변호사비 대납의혹'에 대해서도 김씨는 힘빼기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며 "유효타가 되기 어렵다. 대중성이 없는 이슈"라며 "근거가 약하다. 관행이 이미 있다. 할 거 없을 때 긁어서 나올 이슈"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재명 지사를 두고 이해찬 전 대표가 '밀어주고' 김어준씨가 '끌어주는' 형국은 최근 '황교익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 및 '1일 1막말'에 이 지사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자 두 사람이 소방수로 나섰기 때문.

김씨는 TBS 방송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반나절 후 이낙연 전 대표는 황씨에게 사과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황씨에게 직접 전화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황씨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사실상 직접 사태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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