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외계 생명체는 블랙홀 에너지 흡수해 사용할 것"
[경향신문]
별 주변을 보자기로 덮듯 감싸는
특수장치 다이슨 구체 활용 가능
대만 연구진 국제학술지 보고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가진 외계 생명체는 블랙홀 주변을 공처럼 동그랗게 감싸는 인공 구조물을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주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은 대만 국립칭화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영국왕립천문학회 월간공고’ 9월호를 통해 충분히 발달한 기술을 가진 외계 생명체는 블랙홀이 뿜는 에너지 대부분을 흡수하는 특수 장치인 ‘다이슨 구체(Dyson sphere)’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960년대에 과학계에서 제기된 다이슨 구체는 지적인 능력을 지닌 외계 생명체가 특정 별에서 나오는 에너지 대부분을 흡수해 자신들의 기술문명을 지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의 기계다. 보자기로 별 주변을 감싸듯 설계해 별에서 나오는 빛 에너지 대부분을 흡수한다.
아직 한 번도 실제 관측된 적이 없지만, 일부 과학계에선 주기적으로 깜빡이거나 극단적으로 밝기가 떨어지는 별이 관찰되면 다이슨 구체의 영향일 수 있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혀왔다. 다이슨 구체가 별빛이 외부로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일을 방해하는 가림막 구실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진은 밝은 별이 아니라 어두운 블랙홀을 감싸는 다이슨 구체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을 최근 논문을 통해 내놓았다. 블랙홀에선 엄청난 중력에 끌려들어온 가스와 먼지가 강하게 부딪치는데, 이때 생기는 마찰로 수백만도의 열이 발생하면서 X선을 중심으로 한 전자기 방사선이 다량 튀어나온다. 현재의 지구 문명 수준에선 X선을 동력으로 기계를 돌리거나 불을 밝힐 수 없지만, 충분히 발달한 기술을 가진 외계 생명체라면 이를 활용할 방법을 알 거라는 뜻이다. 블랙홀에서 나오는 에너지 총량은 태양의 최대 10만배에 이르는 만큼 기술이 있는 외계 생명체라면 블랙홀을 감싸는 다이슨 구체를 만들 것이라는 얘기다.
연구진은 외계 생명체가 블랙홀을 완벽한 다이슨 구체나 다이슨 구체에 준하는 성능을 발휘하는 에너지 흡수용 거대 고리, ‘다이슨 스웜(Dyson swarm)’으로 감쌀 수도 있지만, 블랙홀 주변을 도는 대형 위성을 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런 위성을 여러 개 띄운다면 다이슨 구체보다는 적은 노력을 들이면서도 기술문명을 유지할 에너지를 빨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예측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다이슨 구체가 블랙홀의 운동 에너지까지 흡수할 수 있다면 빨아들일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5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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