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세동기 긴급 운송, 무인기가 구급차보다 빨랐다

이정호 기자 2021. 9. 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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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심정지 환자 발생지역서 실험
11건 중 7건 평균 1분52초 단축
구조 필수장비 이송 대안 확인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장비인 ‘제세동기’를 매달고 비행하는 무인기. 구급차보다 더 빨리 제세동기를 운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현장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카롤린스카연구소 제공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키는 데 필수적인 의료장비인 ‘제세동기’를 무인기로 이송하면 구급차보다 2분 가까이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이 스웨덴에서 시행된 현장 실험결과 확인됐다.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제세동기를 신속히 수송할 대안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진은 지난달 말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을 통해 스웨덴 서부 예테보리와 쿵엘브 지역에서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제세동기를 무인기에 매달아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지역으로 긴급 운송하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 기간 중 심정지 의심 신고를 받고 구조 당국과 연계된 연구진이 무인기를 띄운 횟수는 모두 12건이었다. 이 가운데 제세동기를 성공적으로 전달한 경우는 11건이나 됐다. 특히 주목되는 건 제세동기를 전달한 ‘속도’였다. 무인기로 제세동기를 옮긴 11건 가운데 7건(64%)은 구급차보다 무인기가 빨리 환자에게 도착했다. 이렇게 무인기로 당긴 시간은 평균적으로 1분52초에 달했다. 무인기가 톡톡히 제 구실을 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무인기가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키기 위한 ‘골든타임’ 4분 안에 제세동기를 운반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연구진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가 쓰러진 초기에 심폐소생술(CPR)을 하거나 제세동기를 가슴에 붙여 작동시키면 생존 확률을 50~70%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심정지 환자 10명 중 1명은 병원 밖에서 발생한다. 무인기로 제세동기를 수송하면 길거리나 집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를 살릴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야간과 우천, 초속 8m 이상의 강풍 때에는 제세동기를 매단 무인기를 띄우기가 어려웠던 만큼 기술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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