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학교폭력 피해, 고교의 14배..저연령화 심각(종합)
1천명당 피해 초28.8명>중5.3명>고2명 순
폭력피해 교실 안, 쉬는 시간이 가장 많아
[이데일리 신하영 정병묵 기자] 지난 5월 광주 서구 한 초등학교 방과 후 배드민턴 수업에서 3학년 B군이 6학년 A군에게 폭행당해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다. B군은 얼굴 뼈가 부러지고 두개골에 금이 가 긴급 수술을 받았다. 두 학생은 피구를 하다 시비가 붙었고, A군의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전해졌다. B군의 부모는 “수업 시간 중에 심각한 폭행을 당했는데도 사실상 담당 교사는 방치했다”며 “더 큰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분노했다.
서울에 있는 한 초등학생 C양은 같은 반 친구 2명에게 상습적으로 신체·언어폭력을 당했다. 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옷, 머리핀, 필통, 가방 인형 고리가 예쁘다며 이 중 일부를 강제로 달라고 했다. 또 가슴, 배, 옆구리 등을 때리고 C양 얼굴에 물을 털기도 하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진료에 따르면 C양은 흉부 좌상, 양측 하퇴부 출혈성 좌상 등 2주간의 안정을 필요로 하는 진단을 받았다.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이 고등학생에 비해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중·고등학생 피해응답률은 감소한 반면 초등학생은 증가해 학교폭력의 피해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 번이라도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피해응답률은 1.1%로 2020년 조사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초등학교 2.5% △중학교 0.4% △고등학교 0.2% 순이다. 학생 1000명 당 피해 학생 수는 초등학교가 28.8명, 중학교 5.3명, 고등학교 2명으로 초등학교가 고등학교의 14.4배, 중학교의 5.4배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초등학교는 0.7%포인트 증가한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0.1%포인트, 0.06%포인트 감소했다.
학교폭력이 일어난 시간·장소는 쉬는 시간(25.1%)과 교실 안(22.1%)이 가장 많았다. 학교 수업이 진행 중인 일과시간에, 교실 안에서 벌어진 학교폭력이 가장 많았다는 의미다.
피해유형으로 보면 집단따돌림·사이버폭력을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피해응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학생 1000명 당 피해유형 응답건수는 언어폭력이 7.4명으로 지난해 4.9명 대비 2.5명(51%) 증가했으며 △스토킹(1.0명→1.1명) △신체폭력(1.2명→2.2명) △금품갈취(0.8명→1.0명) △성폭력(0.5명→0.7명) △강요(0.6명→0.4명) 등이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 반면 집단따돌림(3.8명→2.6명)과 사이버폭력(1.8명→1.7명)은 같은 기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가해응답률 또한 2020년 조사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다. 초등학교의 응답률이 0.85%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0.16%, 고교 0.04%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동일하거나 소폭 감소했지만 초등학교만 0.19%포인트 증가했다.
가해 이유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괴롭혔다는 응답이 3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 20.5%, 오해와 갈등으로 10.5%,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탓 10.3%, 상대방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 8.4% 순이다.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장은 “코로나 상황에서 실시된 2020년 조사(2020.9.14~10.23.)에 비해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이 증가했다”며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증가로 교우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었고 지난해 9월 이후 등교수업 확대로 이런 점이 표출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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