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때문에 얇아진 와인잔의 역사 [명욱의 술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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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멋진 술잔이라면 와인잔을 언급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긴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와인의 색을 그대로 보여주는 투명함과 빛에 따라 변하는 색깔, 그리고 입술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얇은 유리는 와인잔을 더욱 고급스럽게 한다.
와인잔에 다리가 달린 것은 서양의 식생활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술을 받을 때는 따라주는 사람이 편하게 따라줄 수 있게 팔로 잔을 들어 와인잔의 다리 역할을 팔이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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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와인잔은 언제부터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을까. 와인잔이 실물로 확실히 확인된 것은 고대 그리스다. 바로 킬릭스(kylix)라는 넓은 도자기 잔이 있었기 때문. 당시 와인은 지금과 달리 벌꿀, 송진 등 다양한 허브를 섞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과일 화채와 같은 느낌이다. 내용물이 있다 보니 와인병도 지금과 달리 넓은 입구를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따르기 편하고 섞어 마시기 편한 넓은 잔을 사용한 것이다. 마치 막걸리의 사발과 같은 느낌이었다.
와인잔에 다리가 달린 것은 서양의 식생활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테이블, 식탁을 사용했고, 그러한 입식 문화는 근현대에 이어 계속 보급됐다. 그러다 보니 와인을 따르기 위해서는 일어나야 했고, 이 경우 다리가 긴 잔이 와인을 받기 용이했다.

재미있는 점은 유리잔이 과거보다 작아졌다는 것이다. 이유는 세금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1696년 명예혁명으로 영국 왕이 된 윌리엄 3세는 국가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창문세를 만든다. 이어 1745년도에는 아예 유리잔세를 부과한다. 결국 와인 잔은 얇아져야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상황. 이것으로 유리 업자들은 디자인을 변경한다. 두꺼운 유리 손잡이는 얇아지거나 속이 빈 상태의 제품으로 출시됐다. 참고로 네덜란드에는 집이 넓을수록 세금을 많이 내게 했는데, 그 기준은 폭이었다. 결국 폭은 좁고, 길이는 긴 네덜란드 스타일의 집이 이때부터 나왔다. 반면 창문 폭에 맞춰 세금을 징수했던 프랑스에서는 좁고 긴 창문 스타일이 나오게 된다.
주류 인문학 및 트랜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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