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은 가비지' SSG가 오원석 바라보는 사이, 키움은 SSG 숨통을 끊었다

김태우 기자 2021. 9. 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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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이닝 8실점(6자책점) 투구로 패전을 안은 SSG 오원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SSG는 난조에 빠진 투수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키움은 보란 듯이 숨통을 끊었다. 5회부터 9회까지 5이닝은 사실상 ‘가비지 이닝’이었다. SSG로서는 곱씹어 볼만한 대목이 있는 경기였다.

SSG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2-9로 졌다. 3연승 기세를 타며 4위까지 올라왔던 SSG지만, 이날 무기력하게 패하며 팀의 흐름이 한 차례 끊겼다. 그런데 무기력해도 너무 무기력한 경기였다. 경기 흐름이 너무 일찍 키움으로 넘어갔고, 한 번 샌 김은 경기 끝까지 다시 충전되지 않았다.

선발 오원석이 무너졌다. 1회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은 오원석은 2회를 무난히 넘기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3회가 문제였다. 선두 전병우에게 볼넷을 내줬고, 예진원에게 좌주간 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김혜성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후 1사 1루에서 차분하게 이닝을 정리했으면 괜찮았는데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크레익에게 2루타를 맞았고 송성문 박동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역력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0-2로 뒤진 1사 만루에서 박병호에게 우월 만루홈런을 맞고 실점이 순식간에 6점으로 불어났다.

사실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만루에서는 투수와 타자의 승부였고, 3회에 벤치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았다. 이 승부에서 키움이 최고의 결과를, SSG가 최악의 결과를 얻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경기는 이제 막 3회가 끝난 상황이었다. SSG에는 6점의 격차를 만회할 공격 기회가 6번이나 남아 있었다.

하지만 4회에 사실상 승부의 무게추가 키움으로 기울었다. SSG는 오원석을 그대로 밀어붙였는데 내야에서 실책 두 개가 나왔고 결국 추가로 1실점했다. 그러나 SSG 코칭스태프는 미동이 없었다. 투수를 교체할 만한 타이밍에서 오원석은 그대로 마운드에 서 있었다.

결국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 이지영에게도 우전 적시타를 맞고 스코어는 0-8이 됐다. 경기 분위기는 키움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남은 5이닝은 사실상 ‘가비지 이닝’이 됐다. SSG부터 주전 선수들을 대거 벤치로 불러들이며 5일 경기를 기약했다. 결국 흐름상 이날 경기의 분수령은 키움이 6득점 빅이닝을 만든 3회가 아니었다. 키움이 곧바로 추가점을 낸 4회였다.

물론 SSG 벤치로서는 5일 경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SSG는 5일 신인 좌완 김건우를 선발로 예고했다. 기대치를 보수적으로 봤을 때 많은 불펜투수가 필요한 경기로 예상된다. 섣불리 불펜 승부수를 걸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4회 오원석의 등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0-7인 상황에서의 추가 실점은 치명적이었다. SSG는 투수교체로 한 차례 템포를 끊어갈 수 있는 시점에서 그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교체는 불가능하지 않았다. 0-7 상황에서 오원석은 이미 한계 투구 수인 100개 전후의 공을 던진 상황이었고, 이날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뭔가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흐름이었다. 게다가 SSG 불펜에는 여유가 있었다. 엔트리가 확장된 상황에다 직전 2경기에서 외국인 선수의 역투로 불펜 소모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필승조는 5일 경기를 위해 아껴두더라도, 남은 선수들로 분위기를 바꿔보면서 뭔가를 도모할 만했다. 지금은 시즌 초반이 아닌,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1승이 급한 시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원석은 103구를 던진 다음에야 5회 교체됐다. 경기 흐름을 잡은 키움은 선발 최원태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여건이 됐고, 역시 필승조 소모 없이 4일 경기를 마무리했다. 크게는 한 이닝, 적게는 아웃카운트 하나에서 내린 SSG 벤치의 순간적 판단이 5일 경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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