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흐릿한 '이재명 대세론'.."뚜껑 열어볼 때까진 모르는거쥬"

윤다혜 기자 2021. 9.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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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북경선 D-1 현장 가보니..여론조사와 사뭇 다른 분위기
"뚜껑 열어볼 때까진 몰라유"..권리당원들 '팽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6차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이낙연은 묵직하잖아유 안정감있고. 이재명은 너무 가벼워~."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세종·충북 경선을 이틀 앞둔 3일 세종과 충북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의 민심은 여론조사와는 사뭇 달랐다. 기존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앞지른 반면, 이날 만난 지역민들 다수가 이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있긴 했지만 과반을 자신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 전 대표의 '반전 드라마'가 예상됐다.

◇ "이낙연은 이것저것 경험이 많잖아유. 국정 안정이 1순위쥬"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이 전 대표의 다양한 '국정 경험'과 '안정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또 이들은 이 지사의 개인사 논란과 '막말' 등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의 '도덕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상회를 운영하는 신모씨(60대)는 "이낙연은 국무총리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무기가 좀 있어보인다"며 "이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점찍어 뒀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은 파워는 좋은데 너무 막말을 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하려고 해서 별로"라고 평가했다.

옷 수선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60대)는 자신을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소개하며 역시 "이낙연을 뽑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로는) 국정 안정이 1순위"라며 "이재명은 본선에서 리스크가 너무 크다. 과거 이재명 때문에 민주당이 힘들었고, 또 자기 가정 하나 관리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를 이끌겠냐"며 이 지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씨는 또 "시장 상인들 다수가 안정성 있는 이낙연이 낫다고 한다"고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세종 조치원시장 내 양말 가게에서 만난 박모씨(80대,여)도 "이낙연이 더 좋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묵직허잖유. 안정감 있고. 이재명은 너무 가벼워"라며 이 전 대표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다만 "주변을 보면 이재명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아"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자치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10대 정책공약 이행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9.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리더십·추진력·결단력 있는 '사이다' 이재명 뽑아야쥬"

이 지사의 승리를 바라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들은 이 지사의 리더십과 추진력, 결단력을 높이 평가했다.

청주 오송 일대에서 개인 택시를 하고 있는 권모씨(40대)는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거 같다"며 "불리한 답변을 회피한다고 말이 많긴 한데 사이다 발언을 하면서 이낙연보다 좀 더 뜬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은 젊고 신선하고 리더십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선 "국무총리도 하고 좋긴 좋은데 뭔가 한 방이 없달까"라며 "이것저것 정치적으로는 많이 했는데 리더십이 좀 부족한 거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청주에서 30년 째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김모씨(50대) 역시 이 지사의 승리를 예상했다. 김씨는 "이번엔 이 지사에게 표가 기울 것"이라며 "다들 될 사람을 밀어주는 거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우(60대)씨도 "이재명이 유리하다"며 "논란이 된 가정사 문제가 이재명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과정도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첫 전국 순회 지역인 대전·충남 경선을 앞두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시작된 31일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당원이 투표에 앞서 대선 후보자들을 살피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뚜껑 열어볼 때까진 모르는 거쥬"…권리당원들 '팽팽'

이 전 대표에게 기운 현장 민심과 달리 권리당원들의 지지세는 팽팽했다.

세종에 거주하는 민주당 권리당원 염종완(60대)씨는 이재명 지사를 지지한다며 "후보 중에서 가장 추진력과 결단력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염씨는 "성남시장 당시 행정을 잘 이끌어 갔고 어떠한 얘기를 할 때 가감이 없다"며 "반면 이 전 대표는 추진력과 결단력이 많이 떨어지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염씨는 또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전 대표쪽에 많이 기울어 있었다. 근데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걸 보고 많이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물어보면 10명 중 6~7명은 이 지사를 지지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게 민심이다 생각하고 있다"라며 이 지사의 승리를 확신했다.

권리당원 박병남(50대,여)씨도 이 지사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박씨는 "이 지사가 후보들 중에서 일반 시민들의 삶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거 같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히 긁어줄 거라 생각한다"며 "또 실행력도 좋아서 대통령이 된다면 좋은 성과를 보여줄 거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권리당원 황관영(40대)씨는 "이 전 대표는 국무총리, 도지사를 한 이력이 있는 검증되고 준비된 후보"라며 "본선에 올라가도 상대 당의 네거티브를 가장 흠결없이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의 경우 나중에 본선에 올라갔을 때 상대 당이 네거티브를 포함한 여러가지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이때 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대의원 김명숙씨도 이 전 대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씨는 "이 전 대표는 우선 국정에 있어 풍부하고 경험이 많아 대통령 후보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총리 시절 각종 태풍과 지진 현장에 항상 메모지를 들고 가 계셨다. 저런 분이라면 우리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 전 대표의 도덕성을 강조하며 "이 지사는 도덕적으로 늘 문제가 많았다. 본선 가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민주당 후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분이 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이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어 "주변을 보면 예전에는 이 지사가 사이다 발언과 추진력 등으로 많은 지지를 얻었는데 최근에는 반전이 많이 일어났다"며 "뚜껑을 열어볼 때까진 모르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반전 드라마'를 예상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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