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야생 당나귀의 파란만장 생존기..유해 동물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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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를 망치는 유해 야생동물로 취급되어 온 호주 당나귀.
지난 40년 간 호주 당나귀는 정부가 주도하는 '당나귀 퇴치 프로젝트'로 도살되어 왔다.
서호주 소속 1차 산업 및 지역 개발부(Department of Primary Industries and Regional Development, DPIRD)는 호주 야생 당나귀를 토양을 침식 시키고 동물이 목을 축이는 물웅덩이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단단한 발굽으로 초목을 파괴하는 유해 야생동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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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야생동물로 취급되어 온 호주 당나귀
40년간의 도살로 30만 마리에서 1만 마리로 감소
최근 연구로 밝혀진 당나귀의 역할
산불 확산 막고 생물 다양성 확보
생태계를 망치는 유해 야생동물로 취급되어 온 호주 당나귀. 지난 40년 간 호주 당나귀는 정부가 주도하는 ‘당나귀 퇴치 프로젝트’로 도살되어 왔다.
호주 당나귀는 1866년경 호주의 중부 및 서부 지역이 개방되면서 목양 업자 토마스 엘더(Thomas Elder)경에 의해 낙타와 함께 소개됐다. 당나귀는 물이 부족하고 건조한 기후 속에서 이동수단과 운송수단으로 활약했다.

◆19세기 이동 운송수단으로 사용된 당나귀 ⓒ게티이미지
1930년대 후반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당나귀는 호주 전역에 철도와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처지가 달라졌다. 이동,운송수단으로의 쓸모를 잃은 당나귀는 야생에 버려졌고 황량한 호주 아웃백(오지,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 지역)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게 된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호주 아웃백에서 생존을 이어간 당나귀들. 하지만 생태계를 망치고 호주 토종 동물을 위협하는 외래 유해 동물종으로 지목되어 ‘퇴치’의 표적으로 전락한다.
서호주 소속 1차 산업 및 지역 개발부(Department of Primary Industries and Regional Development, DPIRD)는 호주 야생 당나귀를 토양을 침식 시키고 동물이 목을 축이는 물웅덩이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단단한 발굽으로 초목을 파괴하는 유해 야생동물로 규정한다. 또한 당나귀의 배설물과 갈기가 씨앗을 운반하는 역할을 해 잡초를 유입시키며 호주 토종 동물과는 음식과 물을 놓고 경쟁한다며 당나귀의 유해성을 꾸준히 경고해왔다. 지역 주민이 키우는 가축을 감염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나귀를 퇴치 대상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당나귀의 피난처 '카차나 목장'을 운영하는 헹글러 가족 ©Kachana Station homepage

◆카차나 목장의 당나귀들 ©Kachana Station homepage
킴벌리 지역에 위치한 카차나 목장(Kachana Station)은 당나귀들의 피난처다. 카차나 목장을 운영하는 헹그럴( Henggler ) 가족은 한 매체(WAtoday)와의 인터뷰에서 “당나귀의 서식지는 가축을 방목하지 않는 언덕이나 바위가 많은 지역이므로 가축과 음식을 놓고 경쟁하지 않는다”며 당나귀 도살을 합리화해 온 잘못된 사실을 꼬집었다.
시드니 공과 대학과 시드니 대학 연구팀도 호주 당나귀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당나귀는 생물 다양성 확보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호주 산불을 막는 역할까지 한다.
연구팀은 야생 당나귀가 광활한 사바나의 신선한 초목을 유지시켜 온 역할에 주목한다. 하지만 당나귀의 이러한 역할을 수십년 간에 걸쳐 진행된 당나귀 퇴치 프로젝트로 사라졌다. 당나귀 수가 급격히 감소해 노화된 초목이 매년 증가, 전반적인 생물의 다양성(토양 유기체, 식물, 동물) 유지가 불가능해졌으며 막대한 피해를 주며 광범위한 산불의 발판이 되었다고 연구팀은 주장한다.

◆카차나 목장의 당나귀 방목 전후 1992 vs 2015 ©Kachana Station homepage
또한 시드니 공과 대학의 생태학자인 아리안 왈라(Arian Wallach) 박사는 야생 당나귀가 멸종된 호주의 대형동물, 거대한 웜뱃(Giant wombat)처럼 땅을 파는 습성이 있어 수원을 생성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카차나 목장을 운영하는 헹글러 가족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은 서호주 정부에 ‘당나귀 퇴치 프로그램’을 재고하고 당나귀 연구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정부 대변인은 인근 주민의 가축 동물을 포함한 자산에 해를 끼칠 수 없다며 당나귀 수 억제에 대한 조치는 계속되야 한다는 답변을 보냈다.
킴벌리 레인지랜드 생물 안전 협회( Kimberley Rangelands Biosecurity Association)는 1978년부터 당나귀 퇴치 프로젝트에 84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그 결과 지난 40년 동안 호주 당나귀 개체수는 25만~30만 마리에서 현재 1만 마리까지 감소했다.
호주 시드니 = 이지예 글로벌 리포터 stjlove0324@hotmail.com
■ 필자 소개
전 Yahoo! Korea (야후 코리아) 근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 석사과정
브라질 UniversidadeEstadualPaulista 석사 프로그램
현 호주한국학교 교사
‘돈버는 전자책 쓰는 맞춤형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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