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금 건 '기레기 사냥' 사이트까지..커지는 언론 증오·불신

이용성 2021. 9. 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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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오는 27일 처리하기로 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기자 신상 털기' 사이트가 최근 주목받는 등 언론을 향한 불신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기레기' 배경엔 '언론 불신'"소비자도 언론도 정파적"이 사이트가 주목받고 있는 배경에는 뿌리 깊게 내린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언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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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신상·사진·연락처 등에 현상금 걸어
사이트 운영 방침엔 "조국 털듯이 털 예정"
법률 전문가 "모욕·명예훼손 등 범죄 행위"
"기사 품질 향상 위한노력 필요" 지적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회가 오는 27일 처리하기로 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기자 신상 털기’ 사이트가 최근 주목받는 등 언론을 향한 불신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마이기레기닷컴 홈페이지 갈무리)
◇기자 신상에 ‘현상금’…“기자들이 조국 털 듯이 털 것”

‘마이기레기닷컴’은 기자들 신상에 현상금을 걸고 관련 제보를 받아, 그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기레기는 ‘기자+쓰레기’의 합성 신조어다.

기자에 대한 제보를 A급·B급·C급으로 나눠 최대 30만원까지 현상금을 걸겠다고 밝힌 신원미상의 운영진은 “마이기레기닷컴은 일반시민의 현상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며, 기자들의 각종 위법·불법 등 탈법사항을 제보를 받아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정화운동’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운영진은 ‘책임 있는 기자의 자세를 요구한다’고 표방하지만, 공교롭게도 정부·여당에 불리한 기사를 썼던 기자들의 ‘좌표’가 찍혔다는 점이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사이트의 운영방침에는 “해방 직후였다면, OO일보 A가(家)와 OO일보 B가의 3족을 사형시켰겠지만, 이젠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기사를 분석해 질 떨어지는 기자를 ‘기레기’로 지정하여 그들을 조국(전 법무부 장관) 털듯이 털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기레기’ 배경엔 ‘언론 불신’…“소비자도 언론도 정파적”

이 사이트가 주목받고 있는 배경에는 뿌리 깊게 내린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언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과거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정치적 흐름에 언론이 따라가면서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언론을 정파적으로 소비하고, 언론사들도 정파적인 성격을 갖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교수는 “언론에서 보도를 하면 사람들이 보도 자체를 정치적 행위라고 보면서 일단 부정하려고 했고, 언론도 이에 대해 세밀하고 꼼꼼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배경이 있다”며 “해당 사이트는 ‘언론 감시 활동’이라고 말하지만, 사안을 종합해 보면 정치 활동에 가깝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형법상 ‘모욕·명예훼손’ 저촉…“언론도 노력해야”지적도

해당 사이트가 언론인 감시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동의 없는 무분별한 신상공개는 처벌 대상이 된다고 법률 전문가는 설명한다. 장윤미 변호사는 “공익성을 명목으로 사실상 민감한 개인의 정보를 활용하는 행위는 개인 정보보호법을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얻은 개인정보를 토대로 사실상 또 다른 범죄를 종용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게시글 맥락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욕, 명예훼손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자협회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최근 해당 사이트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하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범죄행위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협회 관계자는 3일 “현재 해당 사이트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언론이 좀 더 세밀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 교수는 “언론에 분명히 문제가 있고, 허점이 있으니 공격을 받는 것”이라며 “조회수 경쟁 등 질 낮은 생산품이 비판이 먹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에 대한 비판과 공격을 언론이 ‘정파적인 공격’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넘어가기보다는 조금 더 기사의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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