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살렸다..폐교·버려진 공장에 새 생명 가득
홍천 와동분교·탄약정비공장에
박종갑·한호·백정기·이지연 등
38개국 작가 101팀 작품 펼쳐
서울미디어시티·청주공예 등
전국서 비엔날레 일제히 열려
오는 30일 개막하는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이 와동분교를 비롯해 홍천 탄약정비공장, 홍천미술관, 홍천중앙시장 등을 미술 축제 공간으로 만든다. 강원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축제 주제는 '따스한 재생'으로 38개국 작가 101팀 작품 101점을 11월 7일까지 펼친다. 먼저 와동분교 교실과 복도, 운동장,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작가들의 개성과 열정을 발견할 수 있다. 박종갑 작가는 한 교실 벽면 전체를 숲으로 만들어놨다. 가로 976㎝에 달하는 수묵화 '생명의 숲_ 경계에 서다'로 환경 문제를 일깨운다. 수묵화 맞은편에 걸린 제주동자상 미간에서는 빛이 나온다. 고대 유적과 현재 숲의 교감을 통해 후대에 물려줄 자연을 모색하는 작품이다. 이곳에서 만난 작가는 "홍천 수타사 샘물 80ℓ를 길어와 먹을 갈아서 수묵화를 그렸다"며 "생명의 숲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근 교실 바닥은 파헤쳐져 유적지 발굴 현장으로 변모했다. 차기율 설치 작품 '삶의 고고학/와동로 275번지'로 이곳에서 발굴한 장난감, 과자·빵·라면 봉지, 88담배 포장지, 시계, 크라운맥주병 등이 놓여 있었다. 1990년대 초 지어진 건물이어서 당시 상품들이 나왔다. 작가는 "공사장 인부와 학생들이 소비한 물건들이 발굴됐다"며 "기억되고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고고학적 방법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운동장 근처 비닐하우스에는 김순임 작가가 지난해 일본 규슈 해변에서 모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매단 작품 '바다무지개'가 설치돼 있다. 버려진 것들을 행운의 상징인 무지갯빛으로 바꿔 재생 의미를 묻는다.
백정기 알약 설치 작품 '메터리아 메디카: 키니스'도 눈길을 끌었다. 대구 지하철 참사 등 화재 현장 재를 채취해 만든 알약들로 상처 치유를 강조한다. 작가는 "화재 사고 현장에서 수집한 재로 약을 제조해 두려움과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지연 작가는 구운 연탄 구멍에서 이끼를 키우는 설치 작품 '쓰레기'를 선보였다. 갈비 집에서 버려진 연탄이 생명을 키우는 공간으로 바뀌는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연탄을 설치한 원형 틀이 회전하면서 자동으로 이끼에 필요한 물과 빛을 준다.
올가을에는 강원트리엔날레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비엔날레가 일제히 열린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9월 8일~11월 21일 서울시립미술관), 청주공예비엔날레(9월 8일~10월 17일 문화제조창), 광주디자인비엔날레(9월 1일~10월 31일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대구사진비엔날레(9월 10일~11월 2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9월 1일~10월 31일 목포·진도 일원) 등이 줄줄이 개막한다.
[홍천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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