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범죄자 인권을 신주단지처럼..법무부, 제일 큰 책임"

이기림 기자,노선웅 기자 2021. 8. 3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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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혁 "사법공조 제대로 안된 것이 큰 문제"
승재현 "강씨가 자수한 날까지 영장 발부 안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노선웅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자수한 강모씨(56·남) 사건이 전 국민적 공분을 산 가운데 강씨의 범죄를 둘러싼 대응에 '총체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호관찰 대상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범죄자 인권만 챙기는 한국 사법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1일 뉴스1에 "전자감독 대상자(강씨)가 지시 준수 사항을 위반했는데도 전화통화만 하고 만나러 가지 않았고, 결국 전자발찌 훼손 등 범죄까지 발생했다"라며 "모든 과정의 시작점에 법무부가 있고,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자감독 관리업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현장에는 그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 인력이 충분치 않고, 현장 보호관찰소에선 업무수행이 어려워졌다"라며 "인권보호적 가석방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이렇게 했고, 결국 그렇게 이번 범죄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강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경찰이 5번 강씨 집을 방문했지만 집 안에 들어가지 못해 범죄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경찰이 대상자의 전과정보 등을 일단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업무 협조가 잘 안돼 긴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경찰은 순찰 정도 돌다 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범죄자 인권을 신주단지같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법정책"이라며 "범죄자만 인권이 있나, 피해자는 죽어도 되나. 총체적 난국이다"라고 한탄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결과론적으로는 경찰의 대응이 비난을 살 수밖에 없지만 (현행범도 아닌데 의심으로) 영장도 없이 긴급 압수수색을 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가 형사적 책임이나 징계 등은 누가 지려 하겠나"라며 "공권력을 자신감 있게 행사하도록 사회가 만들지 못한 문제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보호관찰소에서는 단순 전자발찌 훼손사건으로 안일하게 판단한 거 같다"라며 "사법공조가 제대로 안 된 것이 큰 문제이고, 결론을 지어보면 소극적 법무 행정과 공권력 행사에 대한 책임을 실무자들에게만 지게 하는 문제로 벌어진 사건"이라고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도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뒤에도 법원에서는 강씨가 자수한 날까지 영장 발부가 안 됐다고 한다"라며 "이 사건을 일반적인 것이라고 판단한 문제"라고 했다.

특히 전과 14범인 강씨가 징역 15년형을 받았다가 올해 5월 출소한 뒤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을 때 재범 위험성을 '높음'으로 분류했음에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는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SORAS)에서 강씨의 위험성을 '높음' 수준으로 분류했다.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에서도 강씨는 '중간' 수치의 정신병질 성향을 지닌 것으로 판단됐다.

승 위원은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으면 1대 1 집중관찰을 했어야 했고, 우범자 관련 정보를 경찰과 공유해야 했으며, 전자발찌가 훼손되고 바로 영장을 발부했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재범 위험성이 높다면 교도소에서 내보내지 말거나 집중감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어야 했다"라며 "전자발찌 하나만 채워놓고 그냥 두면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범죄를 다시 저지를 수 있고, 사회를 큰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압색 영장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걸로 보인다"라며 "다만 경찰과 보호관찰소 측 공조 체계가 더 활성화해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30일 살인,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전자발찌 훼손) 혐의로 성범죄 전과자 강모씨(56·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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