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자발찌 연쇄살해범' 30m 앞에서 놓쳐..이튿날 두번째 살인

주거지 다섯번 찾아갔지만..영장 없어 집안 수색 못해
"어디 숨어야 해"..도주 시도 취지 녹취록도 공개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경찰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자 강모씨(56)를 두 번째 여성 살해 전날 바로 앞에서 놓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28일 오전 9시쯤 동부보호관찰소 요청으로 서울역 인근을 수색 중이던 경찰은 약 30m 앞에서 그를 놓쳤다.

당시 강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목사에게 극단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고, 이에 목사는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가 극단선택 의심자여서 강씨가 타고 간 차량을 수색하고, 차 안에서 극단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는지에 집중하느라 강씨를 놓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씨는 27일 오후 5시31분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렌트카를 탄 뒤 몽촌토성역 인근에 전자발찌를 버리고 서울역으로 향한 바 있다.

그는 이후 보라매역으로 이동해 버스를 탔고 휴대전화를 버스에 두고 내렸다. 문래역 근처에서 지하철로 갈아탄 뒤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했다.

서울역 인근에서 강씨가 포착된 시간은 두 번째 살인이 발생하기 전으로, 강씨가 26일 오후 첫 번째 여성을 살해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던 시점이다. 강씨는 50대 여성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한 뒤 다음 날인 29일 오전 피해 여성을 살해했다.

경찰은 또 강씨가 도주하던 동안 강씨의 집에 5번 찾아갔지만 수색영장 등이 없다는 이유로 집안을 수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강씨가 전자발찌를 끊었을 때 주거지를 찾아갔지만 강씨 신호가 외부에서 잡혔다. 또한 체포영장 신청은 됐지만 발부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강씨의 살해 사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강제로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강씨가 지인에게 "큰 사고가 났어. 어디 숨어야 해" "손에서 피가 철철 난다" 등 범행 후 도주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이날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한편 강씨는 지난 29일 오전 8시쯤 경찰에 자수하며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을 자백한 강씨는 경찰에 곧바로 긴급 체포됐다.

살해 시점은 26일 오후 9시30분~10시 사이, 29일 오전 3시쯤으로 추정된다. 자수 당시 강씨는 차를 타고 왔는데 차 안에서 여성 시신 1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은 사망한 피해자의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씨는 17세 때 처음으로 특수절도로 징역형을 받았다. 이후 1996년 길을 가던 여성을 수차례 폭행한 뒤 강간했고, 2005년에는 출소 5개월 만에 여성을 위협해 금품을 강취하고 추행하는 등 14차례의 처벌전력이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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