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문 대통령까지 겨누며 여론전 [언론중재법 '전운']

유정인·이혜리 기자 2021. 8. 2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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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준표, 청와대 앞 1인 시위
언론단체들, 오늘 규탄 회견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막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수적 열세로 표 대결에선 승산이 없는 만큼 반대 여론을 확산해 여당을 압박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반민주 세력에 맞서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모든 합법적 수단을 강구해 ‘언론재갈법’ 통과를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임기 말 정권 비리 보도가 두려운 문재인 정부가 퇴임 후 관리 목적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국회 재적의원(300명) 중 104명인 국민의힘으로선 여당의 입법 강행을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다. 필리버스터로 8월 임시국회 표결을 지연시켜도, 곧이어 열릴 9월 본회의에선 표결이 진행된다. 법안 자체의 폐기를 주장하는 만큼, 여당과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화력을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악, 중단해주십시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홍 의원은 시위 도중 기자들과 만나 “벌을 서야 할 사람은 문 대통령인데 거꾸로 내가 벌을 서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오죽하면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하겠나. 민주당이나 문 대통령이 양심을 갖췄다면 아마 (30일 본회의에 상정하는) 그런 식으로는 하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최형두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법안을 ‘언론징벌법’으로 표현하면서 “민주당이 강행할 때는 필리버스터 폭풍이 불 것”이라고 썼다.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들은 30일 오전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를 규탄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언론노조는 국회 주변에서 1인 시위와 LED 차량을 통한 시위에 나선다. 31일에는 언론단체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치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유정인·이혜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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