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후보" "민주당 후보인가", 국민의힘 경선룰 파열음

유정인 기자 2021. 8. 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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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후 경북 의성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를 찾아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경선버스 출발을 하루 앞두고 대선 주자들간 경선룰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참여해 표를 던지는 ‘역선택’을 방지하는 조항을 포함할 지가 핵심쟁점이다. 논쟁이 가열될 경우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를 두고 벌어진 내홍이 선거관리위원회 체제에서도 재발할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운운하는 건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고 주장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가 싫어서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무당층, 중도층 등을 적으로 돌리고 여론조사에서 배제해야 하느냐”면서 “역선택 방지가 옳지 않다는 것은 경준위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듣고 두 번이나 결정하고 최고위가 추인까지 한 사항”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 “어느 수험생이 자기 입맛대로 시험문제 바꾸고 시험감독까지 바꾼다는 말인가”라며 “이제 보니 ‘제왕적 후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당 선관위원장에 선임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정 전 총리와 윤 전 총장이 이달 초 만난 것을 언급하면서 “정 선관위원장은 (공정성을) 의심받고 싶지 않다면 경준위가 결정하고 최고위가 추인한 경선룰에 손대지 말라”며 “윤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든다면 책임은 전적으로 선관위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동산 공약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면서 “경선룰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이원이 정 전 총리와 자신의 회동을 언급한 것을 두고는 “다른 후보께서 말씀하신 데 논평할 필요는 없다”면서 “정 전 총리는 국민의힘 전 정권의 총리를 지내신 분이라 주변에서 예를 갖춰 인사를 드리는게 맞지 않느냐고 해서 잠깐 찾아뵀던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측과 함께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주장해 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측은 유 전 의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최 전 원장 캠프 이규양·장동혁 언론특보는 이날 논평을 내고 “(역선택 방지는) 막강한 동원력을 가진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이 좌표를 찍고 국민의힘 경선에 끼어들어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를 막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승민 후보를 찍는 게 정말로 본인을 좋아해서 그런다고 생각하나”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 결과를 훼손하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개입이 명백한데 바라만보고 있으라는 것인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11월5일 최종후보 선출까지 2개월여의 경선 일정에 들어간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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