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RNA 분자 입체구조 찾는 신개념 AI

이현경 기자 2021. 8.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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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생물학자에게 단백질은 분자 기계다.

분자의 3차원(3D) 구조에 따라 단백질의 종류와 기능이 달라지고 작동 방식도 바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7일자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구조 생물학의 오랜 난제인 분자의 3D 구조 결정 해법을 찾아낸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표지논문으로 소개했다.

특히 아레스는 RNA 분자에서 입력된 원자의 좌표를 토대로 3D 구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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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구조 생물학자에게 단백질은 분자 기계다. 분자의 3차원(3D) 구조에 따라 단백질의 종류와 기능이 달라지고 작동 방식도 바뀐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열쇠도 분자의 3D 구조에 달려 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 단백질과 결합할 약물 분자를 3차원으로 정확히 설계할 수 있다면, 또 단백질과 결합한 뒤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3차원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신약 개발에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7일자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구조 생물학의 오랜 난제인 분자의 3D 구조 결정 해법을 찾아낸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표지논문으로 소개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능력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인 ‘알파폴드’가 가장 유명하다. ‘알파폴드 1’은 2018년 ‘단백질 구조 예측 학술대회(CASP)’에 출전해 단백질의 3차원 접힘 구조 예측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대회에서는 예측 능력이 향상된 ‘알파폴드 2’가 압도적인 능력으로 1위에 올랐다. 알파폴드 2는 인간 단백질의 98.5%를 예측했을 뿐 아니라 쥐, 초파리, 대장균, 효모 등 생물학 연구에 주로 사용되는 생물 20종의 단백질 구조를 거의 정확히 예측해냈다. 

이번에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AI 알고리즘인 ‘아레스(ARES)’는 적은 정보로도 분자의 3D 구조를 정확히 식별해낸다는 점에서 알파폴드를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아레스는 RNA 분자에서 입력된 원자의 좌표를 토대로 3D 구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원자의 좌표 외에 분자의 다른 구조 정보는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특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그림. 연구진은 RNA 분자의 원자 좌표 정보를 토대로 전체 분자 구조를 예측한다. 사이언스 제공

연구진은 아레스가 소수의 원자 좌표 정보를 토대로 나머지 원자의 좌표를 찾고 이를 통해 분자의 3D 구조를 정확히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아레스는 그 중에서도 그간 거의 확인되지 않은 RNA 분자 구조를 예측하는 데 뛰어나다. RNA 분자는 신약 개발의 핵심 물질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AI에 RNA 분자 18개만 학습시켰을 뿐인데도 미지의 RNA 분자 구조를 정확히 모델링했다”며 “심층 신경망과 같은 기존 AI의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알고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사이언스는 연구 성과의 이런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체스판을 연상하는 2차원 격자 무늬 위에 체스말을 연상하는 RNA 분자를 여러 개 세워 놓고 그 중 신약 후보가 될 수 있는 분자 하나에만 불을 켜서 밝히고 ‘이기는 해법(winning solution)’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알고리즘을 개발한 라파엘 타운쉔드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부 박사는 “RNA 분자를 3D로 설계하면 새로운 치료제 후보 물질을 찾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운쉔드 박사는 올해 5월 자신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토대로 한 스타트업인 ‘아토믹 AI’를 설립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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