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상>] "역시 이재용!"..240조 투자에 500만 삼전 개미들 '환호'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개점하자마자 확진자 발생…백화점 업계 집단감염 '비상'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지속 회자된 지난 한 주였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후 삼성의 투자 발표 시점과 그 규모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던 상황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구체적 방안이 제시된 것인데요.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부회장이 산업 변혁기에 발맞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어떠한 투자 방안을 마련했을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주목받은 인물은 이재용 부회장만이 아니었습니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자유의 몸이 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행보에도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제시하며 사회적 기대에 부응할 뜻을 분명히 밝힌 이재용 부회장처럼 이중근 회장도 '기업의 역할'에 따라 보따리를 풀었을까요?
-지난 한 주 백화점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지난 20일 신규 개관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집단감염 진원지'라는 오명에 재차 시달렸죠.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제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이 어려워진 것인데,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하네요.
◆ "240조 투자·4만 명 고용" 이재용 결단에 재계 들썩
-앞서 말했듯 이재용 부회장의 투자 결단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투자 발표 내용을 설명해주시죠.
-앞으로 3년 동안 반도체·바이오 등에 240조 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직접 고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삼성은 2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 경제·사회가 맞닥뜨리게 될 여러 과제에 대비해 이러한 투자·고용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는데요. 투자 규모만 보면 2018년 당시 180조 원보다 60조 원이나 많은 역대 최대 규모죠. 삼성전자의 최근 3년 영업이익 122조 원을 가뿐히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이번 발표에 대한 재계 반응은 어떤가요?
-먼저 총수 부재로 멈춰있던 삼성의 경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한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코로나19로 인해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바이오 등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소식이 전해지자 향후 삼성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는데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상보다 규모가 커 놀랐다"며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는 의지가 여실히 드러난 발표"라고 평가했죠.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투자 결정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결단이 내려진 데 대한 안도 섞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국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4만 명을 직접 고용하고, 공개 채용 제도를 유지한 것도 '기업의 역할'을 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인데요. 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목표에 따라 중소기업과의 상생안을 마련한 것도 마찬가지죠.
-무엇보다 '국민주'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500만 개인주주들의 환호가 대단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최대 실적을 내면서도 미래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해 주가가 지지부진해서 '개미'들의 속을 태웠는데요. 가석방 이후 뭔가 변화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됐던 이재용 부회장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적극적 투자 발표를 하자 열렬히 환호한 것이지요. 실제로 7만원선 붕괴를 위협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대규모 투자 발표가 나온 24일 전 거래일 대비 2300원(3.14%) 오른 7만5600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3% 이상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25일 이후 6개월 만이지요. 당시 전 거래일 대비 3300원(4.02%) 오른 8만 5300원으로 마감한 삼성전자는 이후 횡보장을 거듭하며 조금씩 내리막 길을 걷다가 6개월 만에 3%대 이상 상승을 보였으니 환호할 만하지요. 국민 10명 중 1명꼴로 가지고 있다는 삼성전자 주주들의 마음에도 다시 희망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발표가 이재용 부회장 복귀 11일 만에 나왔다는 점도 큰 주목을 받던데.
-맞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3일 가석방된 이후 주말 없이 10여 일간 주요 부문별 현안 파악에 주력하며 미래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약 7개월 동안 의사 결정이 미뤄진 데다 그사이 시장 구도가 급변해 속도전을 펼친 것으로 관측됩니다. 재계는 이번 투자 계획이 이재용 부회장의 주도 아래 짜여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빠르게 투자 결단이 내려지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더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결의를 엿볼 수 있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도 조만간 이뤄지겠죠?
-이재용 부회장의 업무 일정이 외부로 전혀 드러나지 않아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인데요. 가석방 신분이라는 점, 재판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점 등도 이재용 부회장이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을 더합니다. 그러나 조만간 해외 출장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이 이전부터 자주 명절 연휴를 활용해 해외 사업 점검에 나선 바 있고, 추석 연휴 동안 재판이 휴정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죠. 지금까지 이재용 부회장의 외부 행보는 고(故)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빈소 방문이 전부였습니다.
-그렇군요. 이재용 부회장이 투자·계획을 통해 경제 활성화·사회적 기여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그가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통해 계획을 실천해나갈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 "한고비 넘기나 했는데" 롯데 동탄점 확진자 속출에 업계 '노심초사'
-유통 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신규 개관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면서요.
-롯데백화점은 지난 20일 경기도 화성시에 동탄점을 오픈했습니다. 그러나 오픈 2일 만에 동탄점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했죠. 1층 프라다 매장 근처에서 근무한 보안요원인데요. 확진자는 이후에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27일 기준 동탄점에서 직원만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도 클까요?
-맞습니다. 최근까지도 확진 판정을 받는 동탄점 직원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안심하기 이릅니다. 특히 오픈 첫날 2만 명에 달하는 고객이 현장을 방문했기에 아직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확진자들이 근무 중 마스크를 벗지 않아 직원과 고객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백화점 업계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미 동탄점 오픈 일정을 한 차례 미룬 만큼 더이상 일정을 미룰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개관을 한 것입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위드 코로나(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식)'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아무리 철저하게 방역을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사 댓글들을 보면 직원의 공용 공간을 폐쇄하라는 등의 의견이 많은데 그들도 쉴 곳이 필요하다. 또 그런 곳을 폐쇄하면 직원들이 여기저기서 쉬게 돼 관리가 어려워 더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며 "대신 최선을 다해 방역하고 있다. 마스크는 절대 벗지 못하게 하고 음식 섭취도 금지다. 고객들이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단감염 진원지'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한 업계도 참 어려운 상황이네요. 백화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부 지침을 업데이트하며 관리를 한다고 하니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rocky@tf.co.kr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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