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오는 것 자체가.." ML 92홈런 타자도 슬럼프 앞에선 사람이다 [MD스토리]

2021. 8. 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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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LG 외국인타자 저스틴 보어(33)의 시즌 타율은 .119였다. 보어의 사라진 타격감을 '긴급구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LG가 로베르토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야심차게 영입한 보어는 후반기부터 투입됐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를 반복했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수비에서도 엉성한 모습을 보여 팀에 민폐를 끼치기 일쑤였다.

어느덧 보어의 타순은 7번까지 내려가 있었다. 지난 25일에는 삼성이 보어의 타석 앞에 유강남을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내는 만루 작전을 선택해 자존심에 상처도 입었다.

그래도 보어는 좌절하지 않았다. 보어는 28일 잠실 키움전에서 7회말 무사 2,3루 찬스에서 에릭 요키시의 142km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 우측 외야로 빠져 나가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키움은 2루수가 원래 위치보다 외야 쪽으로 깊게 수비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LG가 단박에 3-2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LG는 결국 3-2로 승리, 보어의 KBO 리그 데뷔 첫 결승타가 기록됐다.

경기 후 "기분 좋다"고 말한 보어는 "LG가 최근 상대했던 투수들 모두 뛰어난 투수들이었다. 우리에겐 전쟁 같은 상황이었다. 오늘도 나보다 내 앞에 있는 타자들이 잘 해줘서 내가 좋은 기회에서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보어는 타격 슬럼프에서 탈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좋은 타격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로 보여줘 기쁘다. 그동안 경기를 보면서 많은 분석을 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고 생각한다. 시즌 전체를 봐야 한다"는 보어는 실내 연습배팅에 주력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미국에서 하던 루틴이 있다. 실내에서 연습하는 루틴이다. 한국에서는 팀이 진행하는 연습배팅에 참가했는데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기존 루틴을 다시 시도했다. 실내에서 쳐보니 내가 원했던 타격폼으로 돌아온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마음고생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보어는 "야구를 잘 할 때는 야구장에 오면 행복한데 지난 주에는 삼진도 당하고 득점권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팀에 실망을 안기는 자체가 힘들었다"면서 "사실 야구장 오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도 팀원들에게 똑같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92홈런을 터뜨렸던 그도 슬럼프는 당연히 고통스럽다.

보어는 LG 선수들과 친분을 쌓으며 하루 빨리 적응을 마치고 싶어한다. "매일 선수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는 보어는 가장 친한 선수를 꼽아달라고 하자 "서건창과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다. 나와 같이 새로운 팀에서 적응하는 입장이었고 한국 선수 중 영어를 가장 잘 하는 것 같다. 팀에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현재 KBO 리그는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는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LG의 홈 구장인 잠실구장도 그렇다. 아직 보어는 홈 팬들과 만남을 갖지 못했다. 보어는 "제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팬들과의 소통이다. 팬들을 야구장에서 볼 수 있으면 행복할텐데 그것을 하지 못해 아쉽고 힘든 것 같다. 무관중과 야구장에 10~30%라고 관중이 들어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팬들이 다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면 야구선수로서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팬이 없다면 야구도 없다"고 강조했다.

[LG 보어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 vs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7회말 무사 2,3루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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