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머니] '흠슬라' 고점론과 조선업 어닝쇼크 분석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

최서우 기자 2021. 8. 28. 09:03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
날아오른 해운업, 흥행 종착역은?

■ 2분기 컨테이너선 역대급 실적 기록
■ 운임 상승 둔화시 3분기 이익 감소 우려
■ 벌크선 운임 수혜 시작...물량도 증가세

Q. 2021년 2분기 해운업, 어떤 모습이었나요?

대부분 회사가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물류망이 원활하지 않아 높은 운임을 받았고 그대로 실적으로 꽂힌 케이스입니다. 다만 역대급 호실적에도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요. 물량이 증가한 게 아니라 트래픽잼으로 운임이 올라 만들어진 실적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지 않냐는 시장 우려가 있는 상황입니다.

해운업 주가에 가장 큰 동행성을 갖는 지표는 운임입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만 1년 동안 운임이 대단히 많이 오르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지금은 운임 상승 기울기가 조금 둔화된 상황입니다.

컨테이너 해운사는 3분기 연속 2배의 실적 상승을 기록했는데, 운임이 둔화되기 시작하니 '다음 분기는 어떨까?'라는 의문을 받으며 다른 컨센선스가 형성되기 시작했고요. 3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오르지 않는 이상 주가는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벌크선사들의 상황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컨테이너선보다 벌크선 시황을 훨씬 좋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2분기에는 벌크선사들이 처음으로 운임 상승 수혜를 받았습니다. 보통 벌크선은 1분기가 비수기이기 때문에  미리 매출을 확정 지어놓고, 시장 운임이 빠질 때 배를 빌려 비용을 낮추는 포지션을 취합니다. 그런데 이번 1분기는 예상외로 운임이 계속 올랐기 때문에 실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분기에 회복되면서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또 이상적인 해운업은 단기, 중기, 장기 화물이 고루고루 섞여있어야 하는데요. 최근 7~8년은 불황으로 운임이 낮아 단기 화물만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다시 그런 영업을 잡게 됐고, 대단히 오랜만에 정상화된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량도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벌크 하면 무조건 철광석이었는데 곡물, 석탄, 니켈, 망간 등 마이너 품종 물량이 평년 대비 우량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운임도 3600대를 대단히 오랜만에 기록했고, 2022년에는 5000대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입니다.

Q. HMM 노조는 파업을 진행한다고 하던데, 현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 호황기를 맞이하며 타 국가 해운사들이 직원들에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성과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HMM 노조 측에서는 대주주나 회사 측에서 주겠다고 약속한 금액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봤을 때 해운업은 파업, 영업 중단 등 극단적으로 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화주들과 계약을 해둔 상태인데, 이게 파업으로 진행이 안된다고 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가 발생할 겁니다. 단기적인 이슈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망가질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노조뿐만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동안 해운사에서 파업을 진행한 케이스는 전무합니다만, 역대급 시황이기 때문에 어느 선에서 합의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2년 치 수주잔고 확보한 조선업,
불황 마치고 탄탄대로 걸을까

■ 2분기 조선업 어닝쇼크 기록
■ 손실 선반영으로 매출 개선 기대
■ 2023년까지 도크 풀...수주 가격 기대

Q. 해운업과 함께 조선업도 호황을 맞이했다고 봐도 될까요?

사실 2분기 조선 업체들은 다채로운 어닝쇼크를 보여줬습니다. 지금 매출로 인식하는 물량은 2019년쯤 수주한 저렴한 배인 데다가 후판 등 재료 가격도 많이 올랐다 보니 예상했던 수준보다 원가가 높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또 앞으로 만들 배에 대해서도 조 단위의 손실을 떨어낸 상황입니다. 후판 가격이 오를 거라고 가정하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손실을 반영해놓은 거죠. 앞으로의 성과가 올라가고, 매출을 일으키며 나오는 실적들은 그때 가서 인식을 하자라고 판단한 겁니다.

지금 받고 있는 수주는 양과 가격 모두 괜찮습니다. 그리고 수주잔고를 2년 치 이상 쌓아놔 도크가 다 찼기 때문에, 앞으로 받을 물량은 더 비싸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조선소의 호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조선업의 리스크는 무엇이 있을까요?

후판 가격이 더 오르는 건 조선업에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지금은 해운사들이 돈을 잘 벌고 신용등급이 좋으니까 선박금융을 끌어 발주를 하는 건데, 만약 그 부분이 훼손될만한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경색*이 되면 발주가 잘 안되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조선업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금융경색: 금융 시장에서 자금의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돈 세는 남자의 기업분석 '카운트머니' [네이버TV]

경제를 실험한다~ '머니랩' [네이버TV]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 I&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