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부른 '집값 과열' 잡힐까? "공급 부족 시 효과 제한적"

김지섭 2021. 8.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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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면 과열된 집값이 안정될 수 있을까.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주택 시장은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 금리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이 먼저 나타나고 이게 누적되면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정부의 고점 경고와 금리 인상 가능성, 가계 대출 규제 등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이 다른 변수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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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에 일각선 주택매수 수요 둔화 전망
"수요 줄면 거래량, 가격에 영향"
"공급부족 지속되면 집값상승 못 막아" 반론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26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면 과열된 집값이 안정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일부는 종전보다 이자 부담이 늘어 주택 매수 수요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달리 금리가 여전히 높지 않고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 여력이 존재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6월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2.74%, 상호금융권의 주담대 금리는 2.94% 수준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호금융권의 주담대 금리는 3% 초반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어 인상폭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앞서 국토연구원은 금리 1%포인트 상승 시 수도권 주택가격은 0.7%포인트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6,65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34.7%가 ‘주담대 금리가 3~4%일 때 주택가격이 하락한다’고 응답했다. '4~5%일 때 내려간다'는 33.2%, ‘금리가 올라도 아무 영향이 없다’는 11.6%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주택 시장은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 금리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이 먼저 나타나고 이게 누적되면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담대 이자 부담이 늘어 낮은 이자를 활용한 주택 구매와 자산 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줄면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거래 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이 급등한 집값을 당장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여전히 저금리인데다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고 전세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정부의 주택 정책이나 주택의 수급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며 금리 인상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LTV(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엄격히 해와서 개인이 빌리고 싶은 만큼 대출을 받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매월 부담하는 이자액은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쳐 충분히 개별 가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정부의 고점 경고와 금리 인상 가능성, 가계 대출 규제 등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이 다른 변수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금리 상승은 전세 가격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전세 물량이 될 수 있는 입주 물량이 내년까지 크게 감소하고, 사전청약제 등으로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 가격 상승은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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