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연합훈련 다시 비난.."제 머리에 불 지르는 것"(종합)
'선군절' 맞은 25일 군사 동향 없어..'숨 고르기' 관측
(서울=뉴스1) 이설 기자,서재준 기자 = 한미 연합훈련 기간 잦아들었던 북한의 비난전이 25일 재개된 모양새다.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제 머리에 불을 지르는 어리석은 전쟁 불장난'이라는 제목의 방송 기사에서 "미국과 끝끝내 합동군사연습을 벌여놓은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북이 예고한 '엄청난 안보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느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느니 하며 전전긍긍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우리 공화국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과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벌이는 합동군사연습이 우리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를 보다 위태롭게 만드는 자멸적인 망동이라는데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면서 이것은 "우리의 원칙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군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며 "제 죽을 줄도 모르고 전쟁 불장난 연습을 벌여놓은 부나비들에게 차례진 응당한 귀결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어 남한 군 당국이 '3월 합동군사연습 때보다 규모가 줄었다', '방어적'인 훈련 이라고 발표하면서도 "돌아 앉아서는 '전시를 대비한 가장 최적화된 훈련', '전시에 가장 가까운 상황을 묘사한 훈련'이라고 하면서 동족대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때에 동족을 반대하는 전쟁연습소동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군부의 망동은 제 머리에 불을 지르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전쟁불장난"이라고 꼬집었다.
외무성도 이날 러시아과학원 극동연구소의 북한연구센터 연구사의 주장을 인용해 연합훈련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했다.
외무성은 이 연구사가 한미 연합훈련이 공격적인 성격을 띈 훈련이며 미국이 미군의 한국 주둔을 정당화하기 위해 일부러 정세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언론이 "미국은 연합훈련이 평양의 모든 비핵화 의무를 무효화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듯이 처신하고 있다"라며 연합훈련의 중단이 북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담보'라고 보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북한은 지난 16일 이후 사실상 중단했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전을 다시 전개한 모습이다.
지난 10일과 11일 각각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명의의 담화로 발표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아니더라도 한·미·러의 외교 행보 이후 비난이 재개된 모양새라 주목된다. 북한은 당시 담화에서 "더 엄중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김여정 부부장)", "(남한 당국)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김영철 부장)" 등 추가 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본 훈련이 시작된 지난 16일부터는 북한의 선전전도 잦아들었으며 미국과 러시아의 북핵수석대표가 동시 방한해 대북 메시지를 표출하는 상황이 맞물렸다.
지난 21일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했던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한미 연합훈련은 주기적·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며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냈고, 김 대표와 같은 날 방한한 러시아 북핵 수석대표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은 이날(25일) 통일부 장차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선군절 61주년을 맞은 이날도 별다른 군사 행보 없이 '사상전'을 이어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면에 선군절을 기념한 기사를 다수 실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무력 건설 업적을 대대적으로 부각했다. 현재 통상적인 하계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한·미·러 외교 동향 속에서 '숨 고르기'를 하며 상황관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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