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소금 뿌렸다".. 美 '8·31아프간 철군' 고집에 삐걱대는 대서양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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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과의 관계에서 생긴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가까스로 봉합된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의 안보협력 체계)'에 또다시 파열음이 들린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동맹 때리기'도 마다하지 않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유럽을 첫 순방지역으로 삼고 △동맹 회복 △대서양 연안 국가와의 관계 재활성화 △동맹 및 다자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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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서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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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시한 늦춰 달라" 요구
바이든, 7분 만에 거절.. '마이웨이'식 철군 행보 유럽 정상들, 실망감 속 체념 섞인 인정만 한 듯 "美·유럽 상처 소금 뿌린 꼴" "허니문도 끝" 평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과의 관계에서 생긴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결과를 두고 이렇게 꼬집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5일 재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주둔 중인 미군 철수 완료 시한(31일)을 연장해 달라는 유럽 동맹들의 요청을 미 정부가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 고수’를 밀어붙이며 고집을 꺾지 않은 점을 겨냥한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문제를 두고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우방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언급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고 했던 취임 일성이 무색할 정도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가까스로 봉합된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의 안보협력 체계)’에 또다시 파열음이 들린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마친 뒤 “현재 속도라면 31일까지 (철수 작전을)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철수 작전이 나름 원활히 진행 중이라는 뜻인데, 또 다른 이유로는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K나 알카에다 등 무장 세력의 위협을 들었다. 미군 주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테러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굳이 위험을 떠안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는 철군 시한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수차례 언급했다. 문제는 글로벌 논의 테이블에서 미국을 제외한 타국 수장들의 목소리가 사실상 묵살됐다는 데 있다.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이날 “우리 국민들과 현지인 조력자의 안전을 위해 철군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시작 7분 만에 이런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회의 종료 후 미국을 제외한 G7 정상들은 철군 시기와 관련해선 별도의 언급 없이 “(국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한다”는 원론적 성명만 발표했다. 외견상으론 미국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단 얘기다. 그러나 대화와 논의를 통해 이견을 좁혔다기보단, 바이든 대통령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두 손을 들었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AP통신은 “첨예하게 분열된 G7 지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주장을 놓고 충돌했다”며 “결국 그를 설득할 수 없다는 뚜렷한 실망감, ‘결정은 미국이 한다’는 체념 섞인 인정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일방통행 움직임은 오랜 대서양 동맹에 또 균열을 불러오는 분위기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동맹 때리기’도 마다하지 않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유럽을 첫 순방지역으로 삼고 △동맹 회복 △대서양 연안 국가와의 관계 재활성화 △동맹 및 다자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 등을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시절 훼손된 관계에 훈풍이 부는 듯했다. 그런데 아프간 철군 여파로 두 달 만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G7 회의는)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국제적 허니문이 끝나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해묵은 ‘유럽 자립론’마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국익 우선 전략이 드러난 만큼, 유럽도 독자적 방위력을 키워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프 데 후프 셰퍼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BBC방송 인터뷰에서 “대서양 동맹은 이미 예전 같지 않다”며 “유럽은 군사적, 정치적으로 자립할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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