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동산의혹' 5명 탈당·1명 제명 긴급처방

정주원,이희수 입력 2021. 8. 24. 17:30 수정 2021. 8. 2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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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투기 적발 후폭풍
'농지법 위반' 비례 한무경 제명
강기윤·이주환 등 탈당 요구
나머지 6명은 징계 면해 논란
'저는 임차인입니다' 윤희숙
농지법 의혹 소명 받아들여져
이준석 "최고위 만장일치 결정"
尹캠프 인사 다수 포함돼
국민의힘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위법 거래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 중 6명에 대해 탈당 요구 및 제명 조치를 전격 결정했다. 초선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에게는 당 규정상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이,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 등 5명에게는 탈당 요구가 각각 결정됐다. 탈당 요구는 당헌·당규상 탈당 권유 처분과는 달리 일단 강제력 없는 권고로 해석된다. 당규상 탈당 권유 징계는 통지 10일 후 제명 처분으로 넘어가는 중징계지만, 이를 의결할 당 윤리위원회가 아직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7시간의 장시간 논의 끝에 당 최고위원회의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조속히 (당 윤리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익위가 제기한 내용들은 부동산 관련 비위의 구성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들도 많아 당사자의 동의를 얻은 권익위 통보 결과는 원문 그대로 국민에게 공개했다"며 "민주당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징계 처분을 면한 안병길·윤희숙·송석준 의원에 대해선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에 대해서도 "토지 취득 경위가 소명됐고 이미 매각됐거나 즉각 처분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무경 의원은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에 보유 중인 32필지 약 11만㎡에 대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다. 권익위는 한 의원이 대구에 거주하면서 직선 거리로 176㎞ 이상 떨어진 평창에 농지를 취득한 점, 취득 후 한동안 경작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농지법상 직접 농업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농지를 소유하는 것은 불법이다. 한 의원은 권익위에 "투기 목적이 아니라 은퇴 후 전원생활을 위한 토지"라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토지는 2004년과 2006년에 매입해 당연히 공소사실 도과 결정이 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권익위가 여야 동수를 맞추기 위해 '끼워 맞추기'식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은 윤리위 의결 후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확정된다는 까다로운 요건이 뒤따른다는 점은 변수다. 국민의힘 의원 104명 중 70명 이상이 제명에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의 고강도 처분에도 불구하고 의원총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정부·여당의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해 온 야당으로서는 여론의 역풍에 휘말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기윤 의원의 경우 본인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진행된 '가음정공원 조성사업' 관련 토지보상금 등을 과다 산정해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익위는 '형법·토지보상법 위반 의혹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는데, 강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이주환 의원과 자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을 받는 이철규 의원도 당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주환 의원은 "해당 토지는 지목이 전·답이긴 하지만 도시지역 내 2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해 농지취득자격증명 등을 요구받지 않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철규 의원은 "권익위는 올해 초 출가한 딸이 매입한 아파트의 자금 출처와 관련해 확인 절차 없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조치를 했다"며 "딸에게 증여한 사실이 없고, 객관적 증빙 자료를 당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처분은 국민의힘 내 유력 대권주자에게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서 각각 산업정책본부장, 국민소통위원장, 홍보본부장을 맡아온 한무경·정찬민·안병길 의원은 이날 캠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탈당 요구를 받은 이철규 의원은 캠프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지만 당에 추가 소명 절차를 거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 대선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투기 의혹 의원 중 '윤석열파'가 압도적인 이유는 무엇일까"라면서 "이 사실 하나로 윤 전 총장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캠프를 해체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강행 입법한 '임대차 3법'에 반대하며 이른바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유명세를 탄 대권 주자 윤희숙 의원도 명단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다만 윤 의원은 함께 살고 있지 않은 부친이 농지를 취득한 이후 적법한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는 점 등을 소명했다. 이 밖에 송석준 의원은 모친 소유 농가 주택에 소규모 창고를 지은 뒤 건축법상 신고를 누락한 점, 김승수 의원은 부친이 위탁경영하던 농지를 의원으로 선출된 후 증여받은 점 등에 대해 권익위가 위법 소지를 지적했지만 "투기와 무관하다"는 등의 해명이 당 지도부에 받아들여졌다.

한편 열린민주당은 권익위가 지적한 김의겸 의원의 흑석동 상가 매매 관련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에 반발하며 "새로운 내용이 없고 김 의원의 해명이 사실에 부합해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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