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돌아온 김광현, 다시 원점에서 출발한다

김은진 기자 2021. 8. 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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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AP연합뉴스


선발 경쟁에서 탈락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던 지난해처럼,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김광현은 지난 23일 26인 로스터에 다시 등록됐다. 지난 10일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이후 약 2주 만이다. 그러나 보직이 불펜으로 바뀌었다.

김광현은 전반기에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와 함께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의 핵심이었다. 개막 직전 허리를 다쳐 출발이 살짝 늦었지만 7월까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다. 고비를 맞을 때마다 일찍 교체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결국 제자리를 찾아 7월에 최고 활약을 펼쳤다. 7월 한달간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 2.28을 기록해 ‘이달의 선수’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시점에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고 자리를 비운 틈에 보직이 불펜으로 바뀌었다. 김광현이 없는 사이 세인트루이스는 로테이션을 채웠다.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J.A 햅과 존 레스터를 영입해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부상당했던 마일스 미콜라스까지 합류해 원투펀치인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와 로테이션을 완성하고 있다. 김광현이 돌아왔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모습을 갖춘 선발진을 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이 선발로 던지기를 원했다. 승부욕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불펜투수로도 열심히 던질 수 있다고 했으니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선발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감독은 지금은 안 된다는 뜻을 돌려 말했다.

현재 김광현의 상황은 입단 직후와 매우 비슷하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입단 당시 김광현은 5선발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몸값이 더 높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에게 밀렸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내내 강속구에 삼진 행진을 펼치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구단은 팔꿈치 수술로 잠시 마무리를 했던 기존 선발 마르티네스에게 우선권을 줬다. 이후 곧 선발 기회가 주어졌으나 김광현이 선발로 자리잡기까지는 정말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선발 김광현은 호투했고 올해도 선발로 출발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짧았던 지난 시즌의 건강했던 김광현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올시즌 잔부상이 생긴 김광현을 세인트루이스는 또 달리 보고 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을 100% 신뢰하지 못한다. 대량실점이 없는데도 승부처라고 판단되면 교체하는 바람에 전반기에는 조기 강판이 잦았다. 그 와중에도 꿋꿋하게 페이스를 찾아 7월 최고의 투구를 했는데도 팔꿈치 부상 한 번에 불펜으로 이동시켰다. 올해 긴 이닝을 맡기지 못하던 중에 팔꿈치 부상까지 겪었으니 지금은 더욱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렵다는 냉철한 판단이 숨어있다.

지난해 시작점처럼, 김광현은 다시 선발 자리를 노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24일까지 123경기를 치른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다. 남은 39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선발진의 사정은 또 하루아침에 급변할 수 있다. 김광현은 롱릴리프로 기용될 전망이다. 아주 길지는 않은 이닝을 던지겠지만 7월 같은 안정감을 이제는 꾸준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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