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대한사람 대한으로

구윤모 2021. 8. 2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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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장군님, 조국을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장군님처럼 멋진 사람이 될게요."

봉오동 전투 영웅 홍범도 장군의 온라인 추모공간에 올라온 글이다.

교과서로 배우는 역사랑은 다른 살아있는 교육을 접한 이 아이가 훗날 홍범도 장군만큼 큰 위인으로 자라길 진심으로 응원했다.

100년 전 일본을 벌벌 떨게 했고, 지금은 자신이 지킨 이 땅의 후손들에게 애국정신을 심어주는 홍범도 장군의 기상에 절로 고개가 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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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장군님, 조국을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장군님처럼 멋진 사람이 될게요.”

봉오동 전투 영웅 홍범도 장군의 온라인 추모공간에 올라온 글이다. 10살 아이의 제법 다부진 다짐에 가슴이 뭉클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위인을 온 국민이 정성을 다해 맞는 모습. 교과서로 배우는 역사랑은 다른 살아있는 교육을 접한 이 아이가 훗날 홍범도 장군만큼 큰 위인으로 자라길 진심으로 응원했다. 100년 전 일본을 벌벌 떨게 했고, 지금은 자신이 지킨 이 땅의 후손들에게 애국정신을 심어주는 홍범도 장군의 기상에 절로 고개가 숙어졌다.
구윤모 외교안보부 기자
지난 15일, 제76주년 광복절에 홍범도 장군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1943년 낯선 카자흐스탄 땅에서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지 78년 만이다. 그는 1920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주역으로 일본군을 패퇴시킨 영웅이었지만,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했다.

홍범도 장군은 생전에 ‘내가 죽고 우리나라가 해방되면 꼭 고국에 데려가라’는 유언을 남겼다. 우리 정부는 1994년부터 홍범도 장군 유해를 봉환하기 위해 27년간 공을 들였다. 그나마 역사적으로 잘 알려지고 국민적 관심이 높은 홍범도 장군이기에 이 정도 세월이 걸렸다. 1946년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 유해를 시작으로 이번 홍범도 장군까지 총 144위의 독립유공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됐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해외에 묘소가 확인된 유해만 150여 위이며, 확인되지 않은 유해도 300위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에 기록도 남지 않은 독립유공자들의 숫자는 가늠조차 어렵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 중에는 안중근 의사도 있다. 2006년 남북공동조사단이 유해매장 지역을 추정하고 2008년 발굴에 돌입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긴 시간이 흘렀다. 안중근 의사 역시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다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번 계기로 정부와 국민이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수많은 독립유공자의 간절한 바람을 다시 한 번 새겼으면 한다.

최근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사례를 보며 깨달은 교훈이 있다. 국력은 막대한 경제력, 최첨단 군사무기가 다는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독립군은 자금, 무기, 병력 어느 하나 일본군에 앞서는 것이 없었지만 나라를 되찾겠다는 애국심과 용기로 기적같은 승리를 일궈냈다. 이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독립유공자를 후손들이 끝까지 예우하는 것은 그 시작이자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국력을 키우는 일이다.

애국가 후렴에는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구절이 있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대한 사람들이 대한의 위대한 민족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홍범도 장군의 귀환을 보며 이 구절의 의미를 새롭게 떠올렸다. 위대한 민족성을 보전하는 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대한사람을 대한으로 모셔와 후손들이 그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부터 시작이 아닐까.

구윤모 외교안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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