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원노조 "25일 단체사직서"

노정연 기자 2021. 8. 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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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파업’ 가결
임금인상 놓고 노사 협상 평행선
“사측 전향적 안 제시 땐 교섭 가능”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해원연합노조(선원 노조)의 파업이 가결됐다. HMM 선원으로 구성된 해원노조는 “지난 22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전체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434명 중 400명이 찬성(조합원수 기준 88.3%, 투표자 기준 92.1%)표를 던졌다”고 23일 밝혔다.

해원노조 측은 파업 가결에 따라 25일 사측에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후 부산항에 입항하는 선박에서 집단 하선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원노조는 스위스 해운업체인 MSC로 단체 지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MSC는 최근 HMM 선원들을 대상으로 채용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MSC 측이 제시한 연봉은 HMM 선원들이 받는 연봉의 2.5배 정도다.

HMM 사측과 노조는 임금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해원노조는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 지급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연봉 5.5% 인상, 격려금으로 월 기본급 100% 지급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해운업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물동량 회복으로 회사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만큼 동종업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산업은행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임금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채권단의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인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육상직은 2012년 이후 8년간, 선원직은 2015년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임금을 동결해왔다.

HMM 평균연봉은 동종업계에 있는 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등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9067억원, 영업이익 1조388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마지막 조정에서 사측은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도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800%를 제시하며 한발짝 물러섰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하며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해원노조는 곧 진행될 육상노조(사무직 노조)의 파업 투표 결과를 보고 함께 쟁의행위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노초 측은 사측이 전향적 안을 제시할 경우 교섭을 이어갈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전정근 해원노조 위원장은 “1년 넘게 배에 갇혀 아파도 병원조차 갈 수 없는 곳,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죽음밖에 없는 곳이 선박”이라며 “대한민국 수출입의 99.7%를 담당하는 선원들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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